버팀목이던 수출마저 꺾여…전자·철강·석유 "하반기가 더 두렵다"

입력 2022-07-01 17:34   수정 2022-07-02 01:13


무역적자가 쌓이는 가운데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마저 비상등이 켜졌다. 올 들어 5월까지 10~20%대 증가율을 보였던 수출이 지난달 5%대로 둔화되면서다. 미국 등 세계 경기 침체로 하반기엔 수출마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설문 결과, 수출 대기업은 올 하반기 수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0.5%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수입 급증에 무역적자 커져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출액 3503억달러(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는 반기 기준으론 역대 1위 성적이다. 작년 하반기에 세운 반기 수출 최대치(3413억달러) 기록을 6개월 만에 경신했다. 6월 수출도 조업일수가 전년보다 2일 감소하고 화물연대 파업 영향이 있었는데도 전년 동기 대비 5.4% 늘었다. 이로써 수출은 2020년 11월 이후 20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상반기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690억2000만달러)와 석유제품(303억8000만달러), 석유화학(300억9000만달러), 철강(207억7000만달러), 바이오헬스(92억5000만달러), 2차전지(47억1000만달러) 등 6개 분야가 역대 상반기 수출 1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원자재값 급등으로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26.2% 급증하면서 무역수지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 석유류 제품과 산업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수입이 늘었다. 올 상반기 비철금속은 127억3000만달러, 철강재는 138억달러 수입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억5000만달러, 31억6000만달러 늘었다. 농산품 수입도 135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수출도 둔화 조짐
더 우려되는 건 수출이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올 1월 15.5% 증가한 데 이어 2월 20.8%, 3월 18.8%, 4월 12.9%, 5월 21.3% 증가했다. 수출이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수출액은 5.4% 증가에 그쳤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에 따라 국내 주요 기업이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고 본다”며 “(그 결과) 수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지 화물연대 파업이 문제는 아니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나서면서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2.9%로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3%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 기준 1000대 기업 중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 12대 수출주력 업종에 속하는 150개사로부터 설문을 받은 결과, 이들 기업은 올 하반기 수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0.5%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응답 기업의 44%는 하반기 수출이 1년 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봤다. 특히 전기·전자, 철강, 석유화학·석유업종 기업들은 하반기 수출이 1.1~3.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수출 감소를 예상한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41.2%), 해상·항공 물류비 상승 등 공급망 애로(21.9%)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수출 기업들의 애로를 듣기 위해 인천 남동공단을 찾았다. 산업부는 오는 13일 장관 주재 ‘민관합동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기로 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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