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인공지능(AI) 연구팀의 표절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같은 연구팀 논문에 또다른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논문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아들인 이모씨가 1저자로 낸 논문이다.
이 또 다른 논문에 표절 의혹이 제기된 건 지난달 27일,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다. 표절 대상이라고 지목된 논문은 두 개다.
하나는 홍콩계 AI 기업인 센스타임 소속 연구자 등이 2019년 발표한 ‘Knowledge Distillation via Route Constrained Optimization’이라는 논문이다. 이씨의 논문 3쪽, 2.2절 첫 번째 문장은 센스타임 논문에서 26개 단어로 이뤄진 한 문장과 거의 같다. 원문의 ‘is’를 ‘has been’으로 바꾼 것 말고는 완벽히 똑같은 문장이다. 센스타임 논문에 대한 인용 표시도 없다.
이 부분은 관련 선행 연구를 설명하는 대목으로, 코넬대 연구진이 2006년 발표한 논문을 인용 표시했다. 이씨의 논문은 센스타임 연구진이 코넬대 연구진의 논문을 자신들의 언어로 새로이 요약, 인용한 대목을 그대로 베껴온 것으로 보인다.
이씨의 논문과 센스타임의 논문이 동일하게 코넬대 연구진의 논문을 인용했다고 하더라도 문장이 똑같다면 표절로 판정될 수 있다. 연구윤리를 따르면다면 이씨는 센스타임의 문장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코넬대 연구진의 논문을 자신의 말로 새로이 요약해야 한다.
같은 문단 또다른 문장도 센스타임 논문의 18단어 한 문장과 유사하다. 괄호 속의 표현을 삭제하고, 추가된 한 단어 ‘can’을 제외하고는 12단어가 동일하다.


두번째 표절 의혹 대상 논문은 중국 장쑤대 연구자 등이 지난해 3월 ‘컴퓨터 비전 국제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omputer Vision)’을 통해 발표한 ‘Knowledge Distillation: A Survey’라는 논문이다.
이씨의 논문 3쪽에 44개 단어로 구성된 두 문장은 장쑤대 논문의 두 문장을 가져와 짜깁기한것으로 추정된다. 장쑤대 원문의 ‘targets’라는 단어를 ‘labels’로 바꾼 것이나 전치사, 관사 몇 개를 교체한 것 말고는 문장의 구조와 단어 선택이 똑같다.


한국경제신문은 윤 교수에게 추가적인 표절 의혹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발표 이튿날 이 논문의 표절 사실을 고발하는 유튜브 영상이 게재되며 파문이 일었다. 2018년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물 등 10편이 넘는 논문에서 문장을 그대로 베껴온 것이다.
이에 서울대는 지난달 27일 총장직권으로 연구진실성조사위원회를 열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박사과정생 김모씨를 비롯해 교신저자 윤성로 교수, 다른 서울대 소속 공저자들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당시 제기된 연구부정 의혹에 국한하지 않고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결과 보고서는 조사위를 구성한 지난달 27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제출될 예정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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