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한 명에 400만원"…리멤버 vs 헤드헌팅 업계 갈등

입력 2022-07-05 15:46   수정 2022-07-05 17:47


명함 플랫폼으로 유명한 ‘리멤버’와 헤드헌팅 업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리멤버가 자사의 채용 솔루션 사업을 키우면서 최근 정책을 급작스럽게 바꾸자 잡음이 일고 있는 것이다. 헤드헌터들은 “플랫폼 사업자의 횡포”라고 토로하지만 리멤버는 “서비스 질을 올리기 위한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채용 성공 시 ‘적립금’서 차감
리멤버 운영사 드라마앤컴퍼니는 지난달 20일 ‘리멤버 헤드헌팅 얼라이언스 정책 시행’을 헤드헌팅 업체들에 공지했다. 핵심은 채용 솔루션 과금을 ‘선불 적립금’ 형태로 변경한 것이 핵심이다. 솔루션을 이용하는 헤드헌터들이 채용을 성사할 때마다 적립금 차감 방식으로 성공 보수를 받는다. 변경안은 오는 15일부터 시행된다.

앞서 리멤버는 기업 인사담당자와 헤드헌팅 업체들에 채용 솔루션 계정을 판매해왔다. 리멤버 이용자들이 이직 등을 위해 자기 경력 등을 등록해 공개한 것을 바탕으로 테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기업 인사담당자나 헤드헌팅 업체에 제공한 것이다.

계정 가격은 1년에 2000건을 검색하는 기준으로 130만원 정도를 받았다. 헤드헌터들은 리멤버 채용 솔루션 등을 이용해 이직자를 구했다. 리멤버 솔루션을 이용했던 헤드헌터 수는 3000명가량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헤드헌터 수는 1만 명, 업체는 2000개 정도로 추산하는 데 코로나19를 지나오며 더 늘었을 것”이라며 “리멤버가 이직자들 응답률이 높다 보니 사람인 등 채용 포털과 더불어 주요 DB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멤버는 선불 적립금을 1000만원, 3000만원, 5000만원, 1억원 등 4단계로 나눴다. 한 명이 채용될 때마다 적립금에서 최저 180만원부터 최대 400만원까지 차감한다. 선불 적립금이 적을수록 성사 수수료는 비싸지는 구조다.

한 헤드헌팅 업체 대표는 “최근까지 계정 2개를 이용해 연간 260만원 정도를 지급했는데 바뀐 내용을 기준으로 작년과 동일한 영업을 했을 때 연간 4000만원 이상을 리멤버에 지급해야 한다”며 우려했다.
수익화 갈등 빚는 스타트업들
리멤버는 이번 정책 변경을 진행하며 헤드헌터 900명에게만 선착순으로 계정을 팔았다. 계정 판매는 1주일 만에 마감됐다. 리멤버 솔루션이 채용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부 헤드헌터들은 급하게 대출까지 일으켜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일부 헤드헌터들은 “선택지가 제한당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리멤버 측은 “(헤드헌터들이) 스카우트 제안을 무분별하게 보내고, 허위 채용 제안을 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해왔다”며 “이용자를 보호하고 자격을 갖춘 헤드헌터들의 성장을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스타트업이 수익 모델을 찾아가거나 사업을 정착해가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는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해 야놀자는 제휴 숙박업소에 당일 예약 취소 수수료를 부과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숙박업주들이 “고객에게 환불은 하더라도 우리가 왜 야놀자에 돈을 내야 하느냐”며 반발한 것이다. 지난 3월엔 세금 환급 앱 ‘삼쩜삼’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당했다. 한국소비자연맹 측은 당시 “삼쩜삼이 사전 안내 없이 마지막 이용 단계서 20%에 이르는 수수료를 받아갔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성장에 따른 진통을 인정하고 공생 전략을 치밀하게 짜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경환 성균관대 글로벌창업대학원장은 “스타트업이 이용자를 모아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은 탓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등에 대해선 세밀한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시은/안정락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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