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매출 제로' 카드, 대형 IPO 구세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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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7-05 17:15   수정 2022-07-06 00:39

쏘카와 현대오일뱅크, 케이뱅크 등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에 나선 ‘대어급’ 기업들이 공모주식 100% 신주 발행을 추진한다. 컬리와 CJ올리브영, 오아시스마켓 등 연내 상장에 나선 다른 기업들 역시 구주매출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기존 주주의 투자금 회수를 위한 구주매출이 상장 과정에서 되레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이번 상장 절차에서 공모주 455만주를 전량 신주 모집하기로 했다. 개인 투자회사들(에스오큐알아이, 에스오피오오엔지, 옐로우독)을 통해 쏘카 지분을 들고 있는 이재웅 창업주뿐 아니라 전략적 투자자(SI)인 SK와 롯데렌탈 등도 모두 구주매출을 하지 않기로 했다.

SI뿐만 아니라 재무적 투자자(FI)들도 이에 동참했다. 뿐만 아니라 최대 6개월의 보호예수를 자발적으로 설정하며 상장 흥행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 공모 구조를 확정하는 과정에서 발행사와 주관사들이 주요 주주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설득한 결과다.

다음달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인 현대오일뱅크 역시 별도 구주매출 없이 100% 신주만 발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공모주식의 40%가량을 구주매출로 채울 계획이었지만 시장 상황을 감안해 상장 전략을 바꿨다. 현대오일뱅크의 최대 주주는 현대중공업 및 특수관계인으로 지분 74.1%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공모구조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 케이뱅크도 구주매출 계획을 잡지 않았다. 지난해 진행한 유상증자에 베인캐피탈과 MBK파트너스 등 FI가 다수 참여한 만큼 이번 IPO 과정에서 일부 구주매출이 있을 것이란 기존 관측과 달라진 것이다.

쏘카와 현대오일뱅크, 케이뱅크 등 세 회사 모두 올초 상장 전략을 논의할 당시엔 최대 주주 및 일부 FI의 구주매출 계획을 잡았다. 하지만 최종 단계에서 모두 전략을 수정했다. 올 상반기 전체 공모 물량의 30~40%를 구주매출로 잡았던 현대엔지니어링과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대형 IPO 추진 기업들이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한 뒤 나타난 변화로 분석된다.

구주매출은 통상 공모자금이 회사로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 구주매출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투자의 선순환이 나타날 수 있지만, 시장이 얼어붙는 단계에선 구주매출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소 부정적으로 바뀌기 마련”이라며 “합리적 수준에서 공모 전략을 수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IPO를 준비 중인 컬리와 CJ올리브영, 오아시스마켓 등도 구주매출을 없애거나 최소화하는 방안을 주관사와 협의하고 있다. 다만 기존 주주 간 이해득실을 따지는 과정에서 당초 예상보다 IPO 시기가 다소 지연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처음 계획했던 공모구조로는 상장 문턱을 넘기 쉽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며 “다만 수년 전 들어온 투자자와 최근 돈을 넣은 투자자 간 눈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논의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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