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칼 갈았나?…3년 전 철수했던 '음식배달'에 뛰어든 이유 [노유정의 제철]

입력 2022-07-07 14:48   수정 2022-08-05 13:32


아마존이 2019년 손을 뗀 음식배달 시장에 다시 참전했습니다. 음식배달 플랫폼 그럽허브와 동맹을 맺고 유료 멤버십인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에 음식배달 서비스를 추가했습니다. 팬데믹 완화 이후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아마존이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유료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6일(현지시간) 아마존은 네덜란드 기업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닷컴(저스트잇)과 플랫폼 그럽허브의 주식 2%를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럽허브는 저스트잇의 미국 자회사로 도어대시 등과 함께 미국 배달시장의 주요 업체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요기요 또는 쿠팡이츠지요.

이번 계약으로 아마존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프라임 멤버십 회원들은 앞으로 1년 동안 그럽허브 서비스를 배달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의 배송 혜택과 프리미엄 식료품 체인 홀푸드마켓의 할인 혜택,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콘텐츠 혜택 외 음식배달 혜택이 새로 추가됐지요.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 계약에는 아마존이 그럽허브가 신규 소비자를 유치하는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추가로 13%의 지분을 취득해 지분율을 15%까지 늘릴 수 있는 조건이 포함됐습니다. 저스트잇은 그럽허브 매각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며 6일 아마존 주가는 전일 대비 0.73%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음식배달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우버이츠를 운영하는 우버 주가는 4.5%, 도어대시는 7.4% 떨어졌습니다. 시장은 음식배달업계에 아마존이라는 강력한 플레이어가 나타났다고 받아들인 겁니다.

아마존이 음식배달 서비스를 하는 건 처음이 아닙니다. 아마존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음식배달 서비스 ‘아마존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했습니다. 우버이츠와 도어대시, 그리고 그럽허브 등이 당시 경쟁자였습니다. 그러나 입점업체가 빠르게 늘지 않아 성장에 한계가 있었고, 경쟁이 심화되며 수익성은 떨어졌습니다. 결국 2019년 사업을 접었습니다.

약 3년 만에 음식배달 사업에 다시 진출한 배경에는 ‘본업의 부진’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마존의 1분기 매출 증가율은 7.3%로 21년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영업이익(37억달러)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9% 줄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완화, 전쟁으로 인한 운송 비용 상승, 글로벌 공급 차질 등으로 e커머스 사업이 부진했습니다.

아마존은 최근 수익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기간 확충한 물류 인프라 줄이기에 나섰고, 유료 멤버십인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 요금도 119달러에서 139달러로 인상했습니다. 하지만 요금을 올리면서 고민도 커졌습니다. 더 많은 돈을 내게 된 소비자들을 잡아두기 위해서는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계약 발표 후 자밀 가니 아마존 프라임 부사장은 “프라임 멤버십의 가치가 더 높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음식배달 플랫폼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의 결정은 쉬우면서도 비싸지 않은, 현명한 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입점업체들을 늘리고, 배달 인력들을 운용하는 데 아마존이 시간과 비용을 직접 들일 필요가 없으니까요. 한국을 비롯한 음식배달 시장이 ‘적자늪’인 점을 고려하면 그럽허브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그럽허브는 전 세계 2억명에 달하는 프라임 멤버십 이용자들을 잠재적인 고객으로 유치하게 됩니다. 2004년 설립된 그럽허브는 한때 미국 최대 음식주문 플랫폼이었지만 2019년 도어대시에 1위를 빼앗겼고, 현재 시장의 3위 사업자입니다. 아마존과의 협력으로 업계 판도를 다시 뒤집을 기회를 얻게 된 거지요.

애덤 디윗 그럽허브 CEO는 “이번 합의로 새 이용자가 유입되면서 그럽허브와 배달인력, 식당에 더 많은 일감이 생길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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