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돈 쓸 때 아냐"…파리 날리는 여행·레저주

입력 2022-07-11 17:35   수정 2022-07-12 00:42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주목받던 여행, 레저, 골프 관련 종목 주가가 주저앉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경기 둔화 전망까지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것이란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미디어와 엔터 관련주는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분위기다.

“불경기에 해외 여행·골프는 사치”
11일 하나투어는 전거래일 대비 4.91% 내린 5만400원에 장을 마쳤다. 대한항공 역시 3.98% 내린 2만41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여행·항공주는 리오프닝 수혜가 기대되며 1분기 내내 상승 가도를 탔다. 하지만 2분기 들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지난달부터 급락했다. 지난달 이후 하나투어와 대한항공 주가는 각각 33.42%, 16.87% 떨어졌다.

증권가에선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국면에서 쉽사리 해외여행에 지갑을 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평가다. 급등하는 유가에 항공권 요금이 더 비싸지고, 달러 강세에 환전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든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달 들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진 것도 발목을 잡고 있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여행과 항공 업종의 경우 유가와 달러 강세로 예상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지출되고 있다”며 “원가를 오롯이 판매가에 전가해야 하고 수익률까지 챙겨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빨리 개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골프 관련주도 마찬가지다. 골프 관련 종목을 골고루 담고 있는 ‘HANARO Fn골프테마 ETF’는 지난달 이후 15.1% 떨어졌다. 골프 대표주로 꼽히는 골프존도 같은 기간 15.08% 하락했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골프존은 2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추정됨에도 경기 침체와 가처분 소득 감소에 따른 골프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팬덤’이 받쳐주는 엔터주
반면 미디어와 엔터주는 약세장에서도 잘 버티는 모양새다. 드라마와 영화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데다, 아이돌의 CD나 굿즈 구입 역시 큰돈이 들지 않아 경기 둔화 우려를 어느 정도 피해 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끌며 지난달 이후 주가가 23.43% 급등했다. 에스엠과 JYP엔터테인먼트는 같은 기간 각각 1.73%, 5.98% 내렸지만, 코스피지수 하락 폭(-12.87%)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선 엔터주에 주목하고 있다. K팝 시장이 아시아에서 전 세계로 넓어지면서 구조적 성장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에서다. 강력한 팬덤이 판매가 인상을 흡수해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공연 전문 매거진 폴스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북미 상위 100개 투어의 평균 티켓 가격은 108.2달러로 2019년 동기(91.86달러) 대비 17.8% 올랐다. 같은 기간 공연당(per show) 평균 티켓 판매량도 7496개에서 7913개로 5.6% 늘었다.

송범용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터테인먼트사의 경우 팬덤 증가를 기반으로 매출이 계속 늘고 있다”며 “글로벌 투어와 100만 장 이상 음반 판매가 가능한 아티스트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저평가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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