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10분…일반 대회보다 두 시간 더 걸린 '500살 올드 코스'

입력 2022-07-15 17:43   수정 2022-07-16 01:53

6시간10분.

타이거 우즈(47·미국)와 매트 피츠패트릭(28·잉글랜드), 맥스 호마(32·미국) 조가 14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주의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제150회 디오픈(총상금 1400만달러) 1라운드를 마치는 데 걸린 시간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에서 한 조가 경기를 끝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 4시간~4시간30분 정도인 걸 감안하면 평소 대회 때보다 2시간 더 필드에 있었던 셈이다. 우즈가 이날 “길고 느린 하루였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 골프위크에 따르면 우즈 조를 비롯한 대부분 출전 선수는 이날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이른바 ‘사인 플레이’도 했다. 사인 플레이는 앞조가 샷을 끝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뒷조가 샷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걸 말한다. 우즈 조는 이날 14번홀(파5) 세컨드 샷 지점에 대기하던 앞조가 잠시 옆으로 자리를 비켜주는 사이에 티샷을 했다. 호마는 “14번홀에서 티샷한 뒤 앞조가 세컨드 샷을 할 때까지 20분을 기다렸다. 그리고 또 우리가 샷을 하는 데 20분이 걸렸다”고 전했다. 샷을 하는 데 40분이 걸린 셈이다. 피츠패트릭은 “터무니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경기 시간이 늘어진 건 이 대회가 156명이 출전하는 ‘오픈 대회’여서만은 아니다. 외신들은 골프장 특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7313야드로 세팅된 올드 코스는 짧은 편이 아니지만, 페어웨이가 딱딱해 ‘런’ 거리가 다른 대회보다 훨씬 길어 짧게 느껴졌다. 우즈는 이날 14번홀에서 티샷으로 412야드를 보냈다. 올해 자신의 PGA투어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301.1야드보다 100야드 이상 멀리 나갔다. 티샷 비거리가 평소보다 늘다 보니 파5에서 투온을 노리는 건 물론 파4에서 원온을 시도하는 골퍼들이 생기면서 대기시간이 길어졌다는 설명이다.

다닥다닥 붙은 코스 레이아웃도 경기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다. 올드코스는 일(一)자로 늘어져 있는 1~9번홀을 경기하며 밖으로 나갔다가 10~18번홀을 경기하며 클럽하우스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1번홀과 18번홀, 2번홀과 17번홀, 3번홀과 16번홀이 나란히 붙어 있는 식이다. 종종 공이 옆 홀로 넘어가고, 그린 공략을 위해 일부러 옆 홀 페어웨이에 공을 보내는 사례도 나왔다. 피츠패트릭은 이날 14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5번홀 페어웨이에 보냈다가 세 번째 샷을 다시 14번홀로 끌고 와 파를 잡았다.

1552년에 문을 연 올드코스가 21세기 골프 선수들을 감당하기엔 너무 ‘늙었다’는 주장이 골프계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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