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WB가 공개한 ‘한국의 노동시장 경직성과 다국적 기업의 유연한 해외 업무 재할당’ 보고서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을 20% 이상 올린 2017년 이후 2019년까지 해외에 자회사를 둔 국내 제조기업 내에서 3만5018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는 안재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최재림 하와이주립대 경제학과 교수, 정성훈 WB 선임이코노미스트가 공동으로 진행했다.이들은 통계청의 기업활동조사에 포함된 상용종사자 50인 이상·자본금 3억원 이상 국내 제조기업 중 해외 자회사를 1개 이상 보유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고용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해외 자회사를 둔 제조기업은 국내 고용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연평균 3%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에는 고용이 전년 대비 2% 줄어든 데 이어 2018년 4.5%, 2019년 5.3% 감소했다.
반면 해외 자회사가 없는 순수 국내 제조기업의 고용 수준은 이 기간 거의 같았다. 고용 감소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본격화한 2017년 이후 두드러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연구는 해외 계열사를 보유한 국내 제조기업의 고용이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타격을 입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득 증가→소비 증가→고용 확대’라는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의 기본 가정과 배치되는 연구다.
정성훈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미국 현지에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세미나를 여러 번 했다”며 “보고서가 외부 요인과 같은 다른 가능성에 대한 반론도 충실히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최재림 하와이주립대 교수는 “노동시장 규제 강화가 실제 성장률과 같은 거시경제 지표에 직접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후속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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