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에피스가 17조원 규모에 달하는 세계 퇴행성 안과질환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기존 블록버스터급 오리지널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며 이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항암제 및 류머티즘 관절염 정도에 그쳤던 바이오시밀러 사업영역을 크게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 자리에서 지난달 미국에 출시한 황반변성 치료제 ‘SB11’(제품명 바이우비즈)의 임상 3상 추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바이우비즈는 미국 제넨텍이 개발해 지난해 세계에서 35억달러(약 4조7000억원)의 판매액을 올린 블록버스터급 의약품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다.

참석자들의 관심은 루센티스와 바이우비즈의 효능이 얼마나 같은지에 쏠렸다. 발표를 맡은 임상 책임자 닐 브레슬리 존스홉킨스의대 교수는 임상 대상자 유형을 세부적으로 나눠 추가 분석한 결과를 설명하며 “루센티스와 바이우비즈의 의학적 효능이 동등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망막학회에서 오리지널 신약이 아닌, 바이오시밀러를 주제로 발표한 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최초다. 바이우비즈가 세계적으로 처음 선보인 안과 질환 바이오시밀러이기 때문에 이목이 집중됐다.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에 있는 황반에 문제가 생기는 퇴행성 안과 질환으로, 운전과 독서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루센티스뿐 아니라 또 다른 블록버스터 안과 질환 치료제인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SB15)도 개발 중이다. 아일리아의 작년 매출은 92억달러(약 12조원)로, 루센티스의 두 배 이상이다. 국내에서만 5개 이상의 바이오 회사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고, 세계적으로 10여 개 업체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치료영역(적응증)이 비슷한 두 제품의 바이오시밀러를 자체 개발하는 곳은 삼성바이오에피스뿐이다. 회사 관계자는 “똑같은 약 같지만 대상 환자에 따라 다르게 처방된다”며 “같은 분야에서 여러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전략”이라고 했다. 독일 포마이콘도 두 제품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지만, 외부와 공동 개발한다는 점에서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설립 10년 만에 6종의 바이오시밀러를 미국(3종)·유럽(5종)에서 출시하게 됐다. 주요 바이오시밀러 업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인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비롯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3개, 허셉틴(유방암)과 아바스틴(대장암·폐암) 등 종양 분야 2개, 이번에 출시한 루센티스(안과) 등이다. 임상개발 단계인 파이프라인도 4개다. 회사 관계자는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탄탄한 수익구조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뉴욕=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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