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스윙' 없이 퍼팅하는 스미스…"농구 골대에 넣는 것 같았다"

입력 2022-07-18 18:08   수정 2022-08-17 00:03


골프의 퍼팅 루틴은 선수마다 제각각이지만 ‘빈 스윙’은 필수 요소다. 거리감을 익히고 스트로크 리듬을 일정하게 잡아준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 ‘쇼트게임 마술사’ 필 미컬슨(52·이상 미국)의 루틴에도 빈스윙은 꼭 들어가 있다.

캐머런 스미스(29·호주)는 빈스윙 한 번 없는 퍼팅 루틴으로 디오픈을 제패했다. 18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주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제150회 디오픈(총상금 140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쳐 2위 캐머런 영(25·미국)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0언더파는 역대 올드코스에서 열린 디오픈 사상 최다 언더파 신기록이다. 이전까지 이 코스에서 개최된 디오픈 최다 언더파 우승 기록은 2000년 우즈의 19언더파였다.

키 180㎝, 몸무게 78㎏의 평범한 체구인 그는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가 298.6야드로 전체 104위에 불과하다. 그런 그는 퍼터로 먹고산다. 올 시즌 라운드당 퍼트 수는 27.92개로 전체 4위. 지난해 8월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선 18개의 퍼트로 18홀을 마치는 진기록을 세웠다. 한 홀당 한 번씩만 퍼팅했다는 뜻이다.

일반적인 퍼팅 루틴은 공을 앞에 두고 빈스윙을 두세 차례 한 뒤 셋업 자세를 취하고 스트로크를 하는 것. 스미스는 공을 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홀과 공 사이를 한참 쳐다본다. 그런 뒤 곧바로 셋업 자세에 들어가 바로 스트로크한다.

연습량이 많은 것도 아니다. 스미스는 “거울을 이용해 셋업 자세가 올바른지 살피는 연습을 20분 정도 한다. 딱히 다른 (퍼팅) 연습은 하지 않는다.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했다.

미국 골프닷컴이 “스미스 혼자 홀이 아닌 ‘농구 골대’에 퍼팅하는 것 같다”고 썼을 정도로 그는 이번 디오픈에서 퍼터 덕을 봤다. 이날 그의 퍼트 수는 29개. 우승 경쟁을 한 로리 매킬로이(32·북아일랜드)의 퍼트 수가 36개였다.

17번홀(파4)은 그의 퍼팅 실력이 드러난 명장면으로 남았다. 매킬로이에게 1타 앞서 있던 그는 이 홀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약간 못 미치는 곳에 떨어졌다. 홀까지 거리는 약 20m였는데, 퍼터를 든 그는 홀 옆 3m에 공을 붙였고 기어코 파를 잡았다. 13번홀(파4)에서는 5.5m 버디 퍼트를 넣었고, 14번홀(파5)에서는 25m 이글 퍼트를 간발의 차로 놓치며 가볍게 버디를 추가했다.

이번 우승으로 스미스는 한 해에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다섯 번째 선수가 됐다. 앞서 1978년 잭 니클라우스, 1983년 핼 서턴, 2001년 우즈, 2014년 마르틴 카이머가 달성한 기록이다. 지난 3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PGA투어 단일 대회 최다 상금인 360만달러를 받은 스미스는 디오픈 우승으로 250만달러를 추가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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