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투자 보류 이유 있었네"…낸드 가격 확 떨어진다

입력 2022-07-20 22:00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 우려가 맞물리면서 반도체 업계에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면서 SK하이닉스가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보류하는 등 급격한 수요 침체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이 전반기와 같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일 보고서에서 "수급 균형의 급격한 악화로 인해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폭이 3분기에 8~13%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이런 하락세는 4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트렌드포스는 3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2분기보다 3~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품목별로는 내장형멀티미디어카드(eMMC)와 범용플래시저장장치(UFS)의 가격이 8~13% 하락할 전망이다. 약 한 달 전 트렌드포스가 예상한 하락 전망치는 3~8% 수준이었다.

기업용과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도 각각 5~10%, 8~13%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3D 낸드 웨이퍼의 가격 하락폭은 15~2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의 하락 전망치는 5~10% 수준이었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 수요 부진에 더해 낸드플래시 공정의 고도화로 인한 공급 과잉이 심화됐다"며 "재고는 계속 증가 중이고, 이는 공급망에 대한 위험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전제품 성수기인 하반기의 노트북, TV, 스마트폰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가 실망스럽다"고 분석했다. 정보기술(IT) 기기 신제품 출시가 몰리는 하반기는 대개 성수기로 통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로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고객사들도 재고 부담에 주문량을 줄이고 있어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도 기업용 SSD 등 고부가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금리 인상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가면서 기업 주문량은 2분기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도 10%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기관은 앞서 이달 초 발표한 D램 가격 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 수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일부 D램 공급업체들이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격 인하 의사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3분기 D램 가격은 2분기보다 10% 가까이 떨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또한 당초의 전망치(3~8%)보다 하락폭이 커진 것이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위험 신호가 감지되자 신규 공장과 설비투자를 줄여 공급과잉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예상된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최근 보류한 것도 이 같은 시장의 급격한 침체 가능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몇 년간 D램에 70% 이상 편중된 매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낸드플래시에 대한 투자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진행해왔다. 지난해는 인텔 낸드사업부(현 솔리다임) 인수 1단계 절차를 마무리하며 낸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4.1%에서 올해 1분기는 솔리다임(5.4%)이 합쳐져 업계 3위(18%)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의 불확실한 경영 환경으로 투자 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D램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도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향후 여러 개 분기에 걸쳐 공급 증가를 조절하기 위해 조정 중"이라며 "신규 공장·설비투자를 줄여 공급과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반도체 업계도 감산 등 생산량 조절이 잇따른 가능성이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TSMC가 예상보다 준수한 2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반도체 업황 우려가 과도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고,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최근 며칠 힘을 받기도 했지만 일시적인 분위기"라면서 "큰 틀에서 보면 반도체 업황이 하락기에 접어든 건 사실이다. 애플, 테슬라,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고용과 투자를 괜히 줄이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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