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만든 라이엇게임즈가 한국 문화재 환수에 진심인 이유

입력 2022-07-27 14:20   수정 2022-07-27 14:27


영국을 떠돌던 조선 왕실의 문화재가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로 잘 알려진 라이엇게임즈의 후원 덕분이다. 라이엇게임즈는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27일 충무로에 위치한 한국의 집에서 국외문화재 ‘보록’의 환수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이번에 환수한 보록은 조선 왕실의 인장인 어보를 넣는 보통을 보관하는 외함이다. 어보를 보호하기 위한 이중장치 중 바깥쪽에 위치한 상자다. 당시 왕실의 문화와 생활양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서준 문화재 전문위원은 “(보록은) 왕실 의례에 따라 제작되기 때문에 조선 왕실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상징한다”라고 문화재의 의미를 설명했다.

아쉽게도 내용물인 어보 없이 발견되어 보록의 주인을 밝히기 위한 추가적인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내부에 무문 명주를 사용하고 있는 점을 볼 때 1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환수 과정은 험난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해 12월 관련 정보를 입수해 소장자 설득에 나섰다. 당시 소장자는 이미 다른 구매자와 판매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각고의 설득 끝에 소장자에게 국내 귀환의 당위성을 납득시켰다. 라이엇게임즈는 이 과정에서 절차 전반과 매입을 위한 재원 마련 등을 도왔다.

이번 보록은 라이엇게임즈가 후원해 고국으로 돌아온 6번째 국외소재문화재다. 2014년 대형 불화인 석가삼존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문조비 신정왕후 왕세자빈 책봉 죽책), 척암선생문집 책판, 백자이동궁명사각호, 중화 궁인 등 총 5건의 국외 문화재 환수를 지원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올해로 만 10년째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문화재청과 후원 약정을 맺고 국외문화재 환수, 체험 프로그램 등 각종 행사를 후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기부금은 68억7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문화재청과 민간기업간의 협력 사례 중 최고액이다. 이 같은 공헌을 인정받아 지난 2017년에는 외국계 기업 최초로 문화재 분야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라이엇게임즈에서 사회환원 사업을 담당하는 구기향 총괄은 이날 “현재의 놀이 문화를 만드는 게임사로서 문화의 뿌리를 보호한다는 마음으로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문화유산 보호에 이 정도면 됐다라는 기준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지속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라이엇게임즈의 이 같은 행보는 일종의 가심비 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 게임업계에서 다수의 소비자는 2030세대다. 아이템의 구매가 문화재 보호로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이들의 ‘착한 소비’ 성향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환수된 보록은 국립고궁박물관 특별 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전시회를 통해 8월 중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해당 전시에는 라이엇게임즈가 환수를 지원한 중화 궁인 등 3종의 유물도 포함되어 있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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