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13조 매출에도…고민 커진 SK하이닉스

입력 2022-07-27 17:26   수정 2022-07-28 01:29

SK하이닉스가 내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축소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요가 줄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경기가 상당 기간 침체를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계속된 사상 최대 실적으로 ‘곳간’이 넉넉한 SK하이닉스마저 투자 축소를 저울질하고 있어서다.
“내년 업황 불확실…투자 축소 검토”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27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시장 수요가 어떻게 될지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내년 생산량과 설비투자, 자본지출을 축소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내년 설비투자 축소를 시사한 건 반도체 업황 부진 전망에 따른 것이다. 노 사장은 “올 하반기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당초 예측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고 이에 따라 메모리 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또 다른 축인 서버 쪽도 녹록지 않다. 노 사장은 “하반기에 경기침체를 우려한 기업들의 비용 절감과 투자 축소 등으로 보유 재고를 우선 소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와 내년 전략 키워드를 ‘유연성’으로 잡았다.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비투자 규모를 유연하게 가져가겠다는 의미다.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재고는 전 분기보다 1주일 치 정도 증가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시설투자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올해 수요 증가율을 D램은 10% 초반, 낸드는 20% 수준으로 예상했다. 반도체업계는 생산한 반도체 용량이 얼마만큼 증가하는지를 따지는 ‘비트그로스’를 기준으로 시장을 전망하고 있다.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매년 20~30% 증가하는 게 일반적이다. D램의 지난 5년 평균 비트그로스는 22%였다.

수익성이 좋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한다는 전략도 내놓았다. 10나노미터(nm: 1nm=10억분의 1m)급 4세대 1a D램의 수율을 높이고 176단 4D 낸드 비중을 올해 말까지 70% 수준(생산 기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역대 분기 최대’ 매출 거둔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이날 지난 2분기에 13조8110억원의 매출과 4조192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분기 기준으로, 13조원대 매출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기록은 작년 4분기(12조3766억원)였다. 영업이익 역시 3조8000억원 안팎이었던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웃돌았다.

대내외 악재에도 메모리 반도체 판매량이 견조하게 유지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D램은 가격이 하락했지만 낸드플래시 가격이 올라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원가 절감과 수율 개선 등의 활동을 강화한 것도 이익에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진 것도 이익이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5%가량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에 4000억원 정도의 ‘플러스’ 요인이 생겼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노 사장은 “거시 경제는 예측이 어렵지만 메모리산업의 장기 성장성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맞춰가면서 근본적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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