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20원 vs 9499원'…한국 최저임금, 처음 일본 역전한다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입력 2022-08-01 08:49   수정 2022-08-31 00:01


현재 평균 930엔(약 9108원)인 일본의 최저임금이 오는 10월부터 30엔 이상 오른다. 역대 최대 폭으로 인상되는 것이지만 한국의 최저임금(내년 9620원)이 처음으로 일본을 따라잡을 것이 확실시된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중앙최저임금심의회가 전체 평균 930엔인 최저임금을 30엔 이상 올리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고 1일 보도했다. 이날부터 최종 협의에 들어가 오늘 중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일본 최저임금은 후생노동성의 자문기구인 중앙최저임금심의회가 매년 7월말 인상폭을 결정하면 4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별 사정을 고려해 확정한다. 새로운 최저임금은 그해 10월부터 반영된다.

지금까지 일본의 최저임금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해는 2021년으로 28엔(3.1%) 인상됐다. 일본 정부는 주요국 최저 수준인 최저임금을 높이기 위해 2016년 이후 매년 3% 이상의 인상률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만 최저임금을 사실상 동결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30엔 이상 오르면 역대 최대 인상폭을 갈아치우게 된다. 일본 경제계는 최저임금이 30엔 초중반대 오르는 수준에서 확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저임금이 40엔 올라 970엔이 돼더라도 현재 환율(100엔 당 979원)을 적용하면 9499원으로 한국의 내년 최저임금 9620원을 밑돌게 된다.

다만 한국의 최저임금은 일본에서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도쿄도(현재 1041엔) 등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보다는 여전히 낮다. 일본에서 최저임금이 가장 낮은 지역은 고치현과 오키나와현의 820엔이다.

일본 정부는 매년 최저임금을 3% 이상 인상해 2024년 1000엔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1000엔까지 올려도 주요국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독일은 최저임금을 지난 7월 10.45유로(약 1만3932원)로 6.4% 올린데 이어 10월부터는 12유로로 또다시 14.8% 인상한다. 프랑스도 지난 5월부터 최저임금을 10.85유로로 2.6% 올렸다.

지역마다 다른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미국에서는 로스앤젤레스시가 7월부터 최저임금을 16달러(약 2만864원)로 6.9% 올렸다.

일본의 최저임금이 주요국은 물론 한국보다 낮아지면서 동남아시아 노동자를 유치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일본은 인구감소로 부족한 노동력을 해외 노동자들로 보완하고 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매년 일본에서 최저임금으로 일하면 자국보다 몇 배의 수입을 올리는 지를 나타내는 '해외노동매력도지수'를 발표한다. 2011년 36.7배였던 베트남의 해외노동매력도지수는 2021년 20.5배로 떨어졌다.

2011년 베트남 노동자가 일본에서 최저임금으로 일했다면 자국보다 37배를 더 벌 수 있었지만 현재는 20.5배 더 버는데 그친다는 것이다. 일본보다 한국에서 일하는 편이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국인이 일본에서 최저임금으로 일하는 매력지수 역시 10년새 8.4배에서 3.6배까지 떨어졌다.

일본인 입장에서도 낮은 최저임금은 빈부격차를 확산시키는 요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의 정규직 근로자 대비 최저임금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45%에 그쳤다. 프랑스는 60%, 영국은 58%였다. 유럽연합(EU)은 이 수치가 60%를 밑돌면 "빈곤에 취약한 국가"로 평가한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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