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이 문제인가, 한국 경쟁력이 문제인가 [더 머니이스트-Dr.J’s China Insight]

입력 2022-08-03 07:51   수정 2022-08-03 11:23


한국의 대중국 수출둔화 중국의 성장잠재력이 문제인가?

새 정부들어 대중정책이 바뀌면서 정부당국자의 대중국경제에 대한 시각이 언론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NATO정상회담 참여시의 청와대 고위인사의 '탈중국화' 발언에 관련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중국당국도 한국의 발언을 주시하고 있다는 코멘트를 했습니다

7월27일 국회 대정부질의 과정에서 총리의 대중국경제에 관한 언급이 언론을 탔습니다. 다소 민망한 표현을 통해 중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약해져서 한국의 대중수출 호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발언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이 28년만에 적자로 돌아섰으니 정부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런 추정을 할 만하지만 팩트체크가 필요합니다.

정말 중국의 경제는 성장 잠재력이 악화되어 한국이 기댈 만한 곳이 이젠 아닌걸까요? 팩트를 체크해 보면 다른점이 너무 많습니다. 정치적인 레토릭과 실리는 구분해야 하지만 정치적 레토릭이 직접 중국과 사업하는 기업과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수 있다는 점을 주의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중국의 수출과 무역흑자, 외국인들의 대중국 투자 측면에서 FACT를 체크해 보면 중국경제가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에 중국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것 보다는 중국시장이 아니라 한국 기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CT의 나라 한국의 대중국 ICT기술 경쟁력을 평가한 자료를 보면 답이 간단히 나옵니다. 중국시장과 기업 산업은 계속 커지는 데 중국에 밀리는 한국의 경쟁력을 어떻게 살려낼까하는 데 정부와 기업의 고민과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28년만에 대중국 무역적자는 중국 도시봉쇄의 영향?

한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28년만입니다. 그러나 이는 중국이 4-5월 코로나 도시봉쇄의 영향이 큽니다. 한국의 대중국수출의 88%가 중간재수출인 한국의 수출구조상 중국의 공장가동 중지는 당장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한국의 수출증가는 중국 제조업의 가동율과 크게 보면 동조화 되어 있고 중국의 수입에 영향 받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무역적자가 고착화된 것인지의 판단은 중국의 조업정상화가 이루어지는 8월이후 통계로 판단해야 정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6월달에 사상최고치의 무역흑자를 냈습니다. 중국이 경쟁력이 없다면 수출시장에서 무역흑자는 어떻게 설명할까요? 세계를 상대로 경쟁하는 수출시장에서 원자재가격이 폭등했는데도 흑자를, 그것도 사상최대의 흑자를 냈는데 이것을 성장잠재력의 상실이라고 볼수 있을까요? 한국의 무역적자, 대중무역적자는 중국이 아니라 한국의 수출경쟁력과 수출구조의 문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세계 평균성장률을 상회하는 중국, 20년째 하회하고 있는 한국

모든 나라가 그렇지만 경제규모가 커지고 소득수준 올라가면서 성장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의 성장잠재력의 하강은 당연한 것이지만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보면 여전히 세계평균보다 높고 미국보다 높고 한국보다 높습니다.

반면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이 세계평균 성장률을 못 따라간지가 20년입니다.한국의 이런 성장률 추락은 정치권과 역대 정부가 무슨 핑계를 대도 설득이 잘 안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전세계적인 고부채 저성장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2022년에도 중국의 성장률은 세계평균의 1.2배이고 한국은 0.7배수준입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세계평균보다 낮은 적이 없고 미국보다 낮은 적도 없습니다.


2001년 중국의 WTO가입이후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위기를 거치면서 중국의 세계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높아졌고 반대로 미국의 점유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2위로 올라섰고 지금은 일본+독일+프랑스+영국 4개국을 합한 것보다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2년 4월의 IMF전망을 보면 향후 5년뒤인 2027년의 중국의 전세계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미국의 94%에 달할 전망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세계시장 점유률은 각각 2%, 은 5%대에서 머물고 일본+독일+프랑스+영국 4개국의 합계는 15%로 하락할 전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중국이 아니라 우리 내부에 문제가 무엇인지를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에 제대로 올라타기만 하면 되는 것을 굳이 중국을 도외시 할 필요가 과연 있는것일까요?


한국의 대중국 GDP 대비비중을 보면 더 초라합니다. 한국이 중국인구의 1/28, 국토면적의 1/97에 불과했던 1990년대 초반에는 중국GDP의 83%를 했을때 우리는 중국에게 큰형님(大哥)으로 사장님(老板)으로 대접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중국의 홀대, 냉대, 박해를 받는 것은 1/10로 쪼그라든 한국의 경제규모에 답이 있습니다.

가게가 커지면 종업원이 손님을 깔보는 바로 그 형국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세계 주요국 중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하는 중국을 여전히 20년 못사는 중국으로만 인식하는 데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의 추세라면 향후 5년뒤면 중국의 경제규모는 미국의 94%, 10년뒤면 100%를 넘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포트폴리오 이론에도 시장커지는 만큼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수익율 유지의 관건입니다. 한국 중국이외 시장에서 비중을 높이는 것이 답이지 미국 보다 커질시장에서 탈출이 답은 아닙니다.

세계 2위의 나라와 경쟁해서 힘들다고 등돌려 베트남, 인도 등 3류국가로 가면 진짜 3류 됩니다. 경쟁력은 치열하게 경쟁해서 살아 남았을때 생기는 것이지 경쟁없는 곳으로 피해 간다고 살아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세계 명차, 전세계명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이 바로 우리 옆에서 비온 뒤 부추자라듯이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굳이 마다하고 멀리 있는 미개척지로 가야할 이유가 있을까요? 1인당 소득 1만달러대에 팔던 물건이 2만달러대를 향해 가면서 안팔린다고 시장이 문제라고 하는 건 문제로 보입니다.

우리가 그 사이 입고, 먹고, 마시고, 부르던 것 중국에 그냥 팔던 시대는 갔습니다. 1억6000만명의 중국 관광객이 전세계 명품점, 면세점을 모두 돌아보고 한국 제품의 브랜드와 급을 알아 버린 것이 한국 소비재가 중국에서 퇴조하는 진짜 이유입니다. 우리가 못해서가 아니라 중국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인데 이를 맞추는 업그레이드 노력은 없이 눈 높이 높아진 시장 탓을 하는 것은 답이 아닙니다.

돈에게 물어보면 '탈(?) 중국' 이 아니라 '진(?)중국'이다

물은 높은데서 낮은 데로 흐르지만 돈은 낮은데서 높은 데로 흐릅니다. 성장률, 금리가 높은 데로 돈이 몰립니다.시장은 항상 옳고 돈은 항상 영악하게 움직입니다. 중국위기론 , 붕괘괴론 등 탈중국 해야 한다는 주장이 넘치지만 정작 돈은 반대로 중국으로 몰려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외국인들은 자본시장에서 십수조원을 빼가고 있지만 2022년에 중국은 반대로 수십조원을 들고 들어가고 있습니다

돈에게 물어보면 중국은 성장성이 없어 빨리 "탈(?)중국" 해야되는 나라가 아니라 "진(?)중국"해야 되는 나라입니다다. 2021년에 중국의 외국인 주식매수자금, 기업들의 직접투자(FDI)는 사상최고치를 갱신했습니다. 이런 추세는 2022년에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파리도 하루에 천리를 갈 수 있다?

밥상 위의 파리가 하루에 천리를 갈수 있는 비법이 있을까요? 답은 천리마의 궁둥이에 올라타고 앉아 있으면 됩니다. 한국은 중국이라는 세계 2번째 거대시장과 세계 주요 경제대국중 가장 빠른 성장을 하는 나라 옆에 있습니다. 중국의 성장에 올라타면 4%는 기본이고 5~6%성장도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엔 공짜는 없습니다. 천리마의 엉덩이에 올라 탈려면 기술이 있어야 하고 더 중요한 것은 고속으로 달리는 천리마의 등에서 떨어지지 않는 노하우가 있어야 합니다. 한국의 대중수출은 중국시장의 문제라기보다는 한국의 기술문제 입니다.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회사인 삼성의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은 0.4%입니다. 중국은 휴대폰 가입자가 16.5억명이나 되는 세계최대의 시장입니다. 중국은 연간 2650만대의 자동차가 팔리고 전세계 9대명차의 27%가 팔리는 세계최대의 자동차시장입니다.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인 한국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과거 10%대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1%대로 추락했습니다. 이 두가지 경우를 미루어 추정해 보면 중국시장이 문제가 아니라 한국산업의 경쟁력이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을 ICT기술 강국이라고 하지만 이것도 이젠 옛말입니다. 한국이 자랑하는 ICT기술도 정보통신기확평가원이 조사한것을 보면 2018년에 중국은 한국을 추월했고 그 격차는 점 점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ICT의 주요 핵심기술분야 8개분야에서 한국이 우세한것은 IOT 1개 밖에 없고 나머지 7개에서는 중국이 모두 우세입니다.


4차산업혁명은 새로운 산업에서 국가간의 랭킹을 새로 매기는 대변혁의 시대를 만듭니다. 철강, 화학, 기계, 조선, 가전, 자동차같은 전통산업에 대중국 우위를 이미 잃어가는 상황에서 한국은 4차산업혁명의 신기술에서 중국에 뒤지면 역으로 이젠 우리 한국이 4차산업혁명에서 중국의 생산기지로 전락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중국의 성장잠재력은 시진핑주석, 리커창 총리가 걱정할 일이고 우리 한국은 중국에 밀리는 한국의 전통산업과 신산업에서 어떻게 기술우위를 확보하고 세계최대시장으로 커지는 중국시장을 공략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빨리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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