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프로] '팬데믹 때 잘나갔던' 씨젠, 지금 사볼까…"곳간 보면 답 나온다"

입력 2022-08-02 10:00   수정 2022-08-03 16:20

종목 집중탐구

현금 곳간 2년여간 급증…491억→5819억
주가 거품론 여전…결국 신사업에 달려

천종윤 대표, 신중한 M&A 추진 관측도
저가 매수 기회란 분석 나오기도…상승여력 충분




진단키트 업체 씨젠은 대표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주로 불립니다. 코로나19가 한창 극성일 때 주가가 기존 대비 10배 이상 올랐으며, 연간 매출도 1200억원에서 1조3000억원대로 껑충 뛰었습니다.

잘 나가던 씨젠은 코로나19 우려가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서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엔데믹)으로 전환하면서 고꾸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한때 무상증자(보통주 1주당 신주 1주 무상증자 결정) 이전 주당 30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현재 3만~4만원대(무증 이전 주가 기준 6만~8만원)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알고 보면 '현금 부자' 씨젠…곳간에 6000억 가까이 쌓여
씨젠을 두고 여전히 거품론이 일고 있습니다. 매출 폭증의 배경인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실적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은 이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하면 기업의 내재 가치가 성장해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죠.

하지만 시장에서 간과한 것이 있습니다. 씨젠이 중·장기적으로 코로나19와 관련이 없는 사업 포트폴리오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더군다나 씨젠은 외부조달 없이 자체 현금만으로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동안 막대한 부를 쌓았기 때문이죠.

지난 1분기 말 연결 기준 씨젠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5819억원에 달합니다. 2019년 말 491억원에서 2020년 말 3081억원, 2021년 말 4321억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매해 현금이 급증했습니다.

반면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395억원에 불과합니다. 씨젠의 1분기 자산총계는 1조6808억원입니다. 여기에 부채총계 4464억원을 제외한 순자산은 1조2344억원에 달합니다. 이 돈으로 다른 기업을 인수해 충분히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별도 차입 없이 자체 보유 현금만으로 일정 규모의 M&A를 100% 소화할 수 있도 있습니다.
M&A 성과 '無'…천종윤 대표의 경영철학 때문?
씨젠이 언급한 M&A와 투자 방향성은 크게 5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글로벌 클리닉 사업을 비롯해 임상 검사 기관(C-lab), 제약, 동물 임상 진단(Non-Human IVD), 신속 검사 등입니다.

실제로 씨젠은 신규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 등을 고려, 지난해 투자전략부를 신설했습니다. 또 모건스탠리 한국지사, 삼성증권 등 금융투자 업계와 STX그룹과 대림산업을 거친 M&A 전문가 박성우 씨를 부사장으로 영입했습니다.



일각에선 당장의 성과가 없는 것을 두고 M&A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씨젠 창업주인 천종윤 대표(사진)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신사업 투자가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천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과학과 교수 시절인 2000년 9월 씨젠을 창업했습니다. 천 대표는 분자 진단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입니다. 그는 미국 테네시대에서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받고 하버드대, UC버클리대 등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하기도 했죠.

천 대표가 창업 당시 내세운 목표는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해 세계 최고가 되자"라고 합니다. 특정 바이러스나 세균이 있는지 탐지하는 진단 기술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갖추자는 것이, 씨젠의 경영 목표입니다. 분자진단 외에는 다른 사업을 고려해본 적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씨젠 측 관계자는 "천종윤 대표의 경우 학자 출신의 경영인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문 경영인과는 성향이 다르다"며 "과거 천 대표는 분자 진단 분야 외의 다른 사업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작년부터 IR 담당자 인재 영입부터 M&A 전문가 섭외 등 조금씩 경영 마인드가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M&A 성과가 없는 것은 씨젠과 비슷한 방향성을 가진 기업를 신중히 찾기 위한 과정일 것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저평가된 씨젠…포스트 코로나 속 코로나는 배제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코로나 확산이 여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씨젠의 코로나19 관련 매출을 단기적인 이슈로만 보는 것이 합리적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3년 넘게 이어지는 단기 테마는 없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씨젠을 두고 코로나19 진단 수요 감소를 고려해도 지금의 주가는 저평가란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 현재 씨젠 주가는 지난해 실적(순이익 5375억원)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3.7배입니다. 절대적 기준으로 봐도 매우 낮은 밸류에이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증권사들이 마지막으로 내놓은 리포트를 살펴보면, 지난 5월 씨젠의 목표주가는 최소 5만3000원에서 최대 6만원까지 나타났습니다. 투자의견 '매수' 의견도 여전했습니다. 이들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5만6750원입니다. 현재 주가 대비 45.1%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당시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씨젠에 대해 "분자 진단 섹터 내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나아가 사업 역량과 지역 확장을 위한 M&A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죠.

한 연구원은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장비, 원재료, IT 기술 등에 대한 인수합병이 진행될 수 있다"며 "체외 진단 제품이 해외에 진출하려면 시약과 진단기기를 함께 허가받아야 하므로 장비 회사와 함께 해외에 진출하는 게 유리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씨젠 프로필(8월1일 종가 기준)
현재 주가: 3만9100원
PER(12개월 포워드): 5.8배
동종업계 PER: 에스디바이오센서(4.3배), 랩지노믹스(2.7배)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4364억원(전년 대비 34% 감소)
적정주가: 5만6750원(5월 기준)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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