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팬데믹은 ‘미국 보스턴=글로벌 바이오산업 중심지’라는 공식을 세계에 각인시킨 사건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백신 두 개가 이 지역에서 나와서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의 본사가 보스턴 찰스강 북쪽 케임브리지에 있다. 존슨앤드존슨의 제약사업 자회사 얀센은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의대 연계 병원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병원(BIDMC)과 ‘1회 접종 백신’을 함께 개발했다. 산(産)·학(學)·병(病)·자본(錢)이 집중돼 시너지를 일으킨 대표적 사례다.

하버드의대 연계병원 등 세계적 권위의 대형 병원도 보스턴에 집중돼 있다. 서울의 약 3분의 1 크기에 불과한 보스턴에 있는 대형병원은 20여 개에 이른다. ‘글로벌 톱3’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을 비롯해 다나파버 암센터, 브리검여성병원 등 세계적인 병원이 즐비하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은 하버드의대 연계 병원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대형 병원은 수만 명의 환자 진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신 연구를 쏟아낸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등 매스제너럴브리검(MGB) 산하 16개 병원과 의료기관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만 2700여 건이다. 의료 현장의 ‘니즈’를 신약 개발에 곧바로 적용하는 선순환 구조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스제너럴브리검이 기술 사업화를 통해 올리는 매출은 한 해 1억8000만달러(약 2300억원)에 이른다. 수익 대부분은 R&D에 재투자한다. 코번 CIO는 “전체 R&D 비용의 20%를 자체적인 기술 사업화 수익 등으로 충당한다”고 했다.
글로벌 제약사나 바이오텍이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무작정 기술이전을 해주는 건 아니다. 또 다른 하버드의대 연계 병원인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병원의 토드 울프 수석디렉터는 “기술을 넘겨받은 바이오텍이 실제로 개발을 이끌어갈 능력이 있는지도 꼼꼼히 따진다”고 했다.
병원뿐만이 아니다. 대학과 부설 연구기관에서도 상업화를 염두에 둔 연구가 이뤄진다. ‘연구를 위한 연구’를 지양하고, 실용적 연구를 하자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도 MIT에서 시작한 바이오텍이다. MIT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를 포함해 작년 8740만달러(약 1142억원)의 기술이전 관련 매출을 올렸다.
하버드의대 수련병원인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병원에도 글로벌 제약사 출신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병원의 울프 수석디렉터는 “다양한 경험은 상대방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보스턴=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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