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체 호실적 "딴나라 얘기"…타이어 업계는 '먹구름'

입력 2022-08-02 16:21   수정 2022-08-02 16:22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는 완성차 업계와 달리 타이어 업계의 2분기 실적은 암울하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물류 차질로 비용이 크게 증가한 탓에 수익성이 떨어졌다.

국내 1위 타이어업체인 한국타이어(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752억7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12.9% 증가한 2조399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수익성은 후퇴했다. 이로써 1분기와 합산한 상반기 영업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나 줄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금호타이어도 2분기 영업익이 전년 동기보다 50% 내외 급감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1분기 5억3000만원의 영업익으로 전년 동기(4억5000만원)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타이어 업계는 올해 들어 '3중고'를 겪고 있다.

우선 타이어의 핵심 원료인 천연고무 가격이 지난 1년 간 30%나 뛰었다. 2020년 말 t당 172만원 수준이던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해 말 t당 210만원까지 올랐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223만원까지 치솟았다가 4월 들어서야 한 풀 꺾였다.

합성고무와 카본블랙 등 부자재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받아 덩달아 가격이 올랐다. 합성고무 가격은 2020년 말 t당 177만원에서 지난해 말 219만원으로, 카본블랙은 같은 기간 100만원에서 116만원으로 각각 뛰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운임료 폭등도 타이어 업체들 부담을 가중시켰다.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9월까지 20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4643포인트까지 올랐었다. 이후 상승세가 다소 꺾였다가 오미크론이 확산되자 지난해 말 5046포인트로 역대 최고치를 넘었다.

최근 그나마 3800포인트대까지 내려왔지만, 이 지수가 2020년 1400포인트대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SCFI는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지수로 컨테이너 선사들은 이 지수에 기반해 운임을 정한다.

타이어 업계의 주 고객인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으로 신차를 제때 출고하지 못하는 점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완성차 업계에선 올해 반도체 부족으로 약 200만대가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 업체는 생산부족을 차량 가격 인상으로 메우면서 '덜 팔고도 많이 남기는 전략'을 쓰고 있다. 덕분에 현대차와 기아가 올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썼다.

반면 타이어 업계는 가격 인상에도 부족분을 미처 메우지 못했다. 공급망이 막힌 데다 원자재 가격마저 급등하면서 수급 불안정, 원가 부담이 겹친 탓이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는 지난 4월 전 계열사 임원 임금을 20%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다.

한국타이어는 일단 전기차 전용 제품군 등 단가가 높은 타이어 판매 비중을 높여 위기를 극복할 계획. 최근 '아이온'을 출시해 여름용, 겨울용, 사계절용까지 업계 최초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모든 제품군을 완성했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2년 넘게 논의 중인 광주공장 부지 매각 등이 진척되면 금융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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