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가 뚝…10년 만의 음식료 강세장 오나

입력 2022-08-05 17:14   수정 2022-08-06 01:09

올 하반기부터 음식료 업종의 실적 개선세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옥수수·소맥 등 곡물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다. 원가 상승을 이유로 지난해부터 식음료 업체 대부분이 판매가격 인상에 나선 상황에서 곡물값이 안정을 찾으면 이익이 그만큼 늘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소맥 9월물 선물 가격은 부셸당 7달러82센트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최고점(14달러25센트) 대비 약 45% 급락한 상태다. 옥수수 가격도 지난 4월 말 고점(부셸당 8달러18센트) 대비 약 26% 하락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로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 부진 우려로 곡물가가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곡물 가격은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작황이 비교적 안정적인 데다 대두(콩), 옥수수 등 곡물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사료 수요도 둔화하고 있어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단됐던 흑해 항로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도 5개월 만에 재개됐다. 국제 유가도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곡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이르면 올 4분기부터 음식료 업체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세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곡물 가격 상승→판매가 인상→곡물 가격 하락→이윤 확대’라는 사이클을 통해서다.

하나증권은 국내 식음료 업체의 곡물 수입 단가가 3분기 정점을 형성한 뒤 4분기부터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부터 대부분 식음료 업체가 원재료 가격 급등을 이유로 판매 가격을 일제히 인상한 만큼 내년 이익 마진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8월엔 오뚜기와 농심, 삼양식품이 주요 라면 가격을 각각 11.9%, 6.8%, 6.9% 올렸다. 지난해 12월엔 롯데칠성음료가 칠성사이다 등의 가격을 6.8%, 올 2월엔 CJ제일제당이 죽·두부 등의 가격을 7~10% 인상했다.

경기 둔화, 실적 피크아웃(고점 찍고 하락) 등의 우려로 인해 최근 식음료 업종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올 하반기나 내년부터 ‘10여 년 만의 음식료 강세장’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재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방어적 성격이 강한 음식료 기업은 침체 국면에서도 큰 매출 타격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음식료주가 코스피지수를 크게 이긴 것처럼 10년 주기로 나타났던 음식료 업종의 강한 반등세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증권은 옥수수 등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CJ제일제당과 대상, 원가 부담으로 인한 실적 저하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농심 등을 추천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롯데칠성과 CJ프레시웨이를 톱픽으로 꼽았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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