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CU 몽골 공략, 中 웨이하이 통해 더 빨라진다

입력 2022-08-07 11:00   수정 2022-08-08 12:37


부산 기반 글로벌 커머스 기업 태산이 인천항에서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를 거쳐 몽골로 이어지는 물류망을 구축한다. 기존 경로보다 운송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다 비용도 저렴해 몽골 시장을 공략 중인 국내 유통업체들에 상당한 힘이 될 전망이다.

태산은 지난 6일 웨이하이 국제경제무역교류센터에서 웨이하이시, 중국외운(시노트랜스)과 한국-중국-몽고 물류사업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라 웨이하이는 철도 배차 협조 등 물류 인프라를 지원하고, 중국외운은 전체 물류 작업을 진행한다. 태산은 이 물류망을 이용할 한국과 중국 기업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았다.

몽골은 한국 입장에선 68위 교역국이다. 하지만 몽골 기준으로 한국은 3위 수입국이자 5위 수출국이다. 특히 몽골로의 수출은 올 상반기 2억3484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3% 뛰었다. 몽골 경제가 발전하면서 한국산 식품과 생활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유통업체들은 그동안 톈진과 산둥성 칭다오를 주로 이용해 왔다. 톈진은 몽골까지의 육로가 짧다는 점, 칭다오는 물류 취급량 세계 6위에 오를 정도로 효율적인 컨테이너항이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하면서 운송 시간과 비용이 모두 증가했다.

태산에 따르면 인천에서 웨이하이를 통해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로 40피트(약 12m)짜리 컨테이너 1개를 옮길 때 드는 비용은 7월 말 기준 6000달러 안팎이다. 칭다오(6900달러)나 톈진(8000달러)에 비해 10% 이상 저렴하다. 또 웨이하이항이 덜 붐비기 때문에 전체 운송 기간도 1개월로 경쟁 항구의 절반 수준이다. 매일 1회의 정기 화물선, 월 4회의 정기 화물철도 등도 경쟁 도시에 비해 많다.

김윤재 위해태산 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톈진이나 칭다오를 이용한 이유는 웨이하이 경로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웨이하이시와 국유 철도기업인 중국외운이 이번 사업에 참여한 덕분에 신속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산은 2006년 설립된 글로벌 커머스 기업이다. 세계 10여개국에 네트워크를 갖추고 농수산품, 화장품 등의 수출과 현지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삼진어묵과 함께 중국 법인인 삼진차이나를 설립하기도 했다.

태산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한국 상품의 몽골 진출 사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태산은 중국 상품의 몽골 운송으로 영역을 확대한 뒤 중장기적으로 중국과 중앙아시아의 철도망을 활용해 한국과 중국의 상품을 중동 지역까지 보내는 물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몽골은 인구 330만명, 1인당 국내총생산(GDP) 4400달러의 중진국으로 구리와 석탄 등 원자재 산업 의존도가 높다. 2017년 국가부도 위기에 몰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5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기도 했으나, 이후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빠르게 경제가 정상화됐고 올해 IMF 체제에서 졸업할 예정이다.

몽골은 인구의 절반이 수도 울란바토르에 거주한다. 한국 유통기업들은 인구가 밀집돼 있고 한류 인기가 높은 몽골에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 업계 1위인 CU는 지난 4월 몽골 200호점을 열기도 했다. 2018년 진출 이후 한 달에 5개 이상씩 늘려왔다. 미국계 편의점 써클K의 현지 점포를 인수해 몽골 편의점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는 현지 유통기업인 알타이그룹과 협약을 맺고 브랜드, 점포 운영 노하우, 상품을 수출하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진출해 현재 3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2017년 1호점부터 2019년 문을 연 3호점까지, 개점하는 날 손님이 너무 많이 몰려 안전상의 이유로 수차례 출입문을 닫기도 했다. 3000㎡ 이상 규모의 대형마트가 처음 들어서자 수천 명의 고객이 한꺼번에 몰려든 것이다. 현재 탐앤탐스(커피), 뚜레쥬르(베이커리), 롯데리아 등도 몽골 시장에 진출해 있다.


한편 주칭다오한국총영사관과 산둥성, 웨이하이시는 5~7일 웨이하이 국제경제무역교류센터에서 한국(산둥)수입상품박람회를 개최했다. 3만5000㎡의 전시관에 1000여개 기업들이 부스를 차렸다. 한국 상품을 수입하는 중국 유통업체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삼성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들도 참여했다.

산둥성은 내수 확대 정책의 일환으로 산둥성과 무역이 가장 활발한 한국(웨이하이), 일본(지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참여국(린이) 등 3개 국가·지역의 수입상품박람회를 작년부터 개최하기 시작했다. 칭다오총영사관 관계자는 "3개 행사 중 규모와 참가자 측면에서 한국 박람회가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한국의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이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하이=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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