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PB들이 가장 신경 쓰는 고객은? [더 머니이스트-하박사의 쉬운 펀드]

입력 2022-08-19 08:24   수정 2022-08-19 10:48

며칠 전, 의사 선생님 부부가 금융상담을 위해 방문했습니다. 해당 분야에는 수십 년 경험을 갖고 있는 훌륭한 의사 선생님이었지만, 보유계좌의 관리상태는 낙제점이었습니다. 만기가 몇 년 지난 적금, 상품관리가 되고 있지 않은 개인형 퇴직연금(IRP) 통장, 납입이 중단된 연금신탁 통장 등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필자는 해당 상품에 대한 용도와 간략한 설명, 그리고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은지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한달에 한 번, 적어도 분기에 한 번은 금융기관을 방문해 보유계좌 현황을 체크하고, 비중 조정(리밸런싱)을 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수십명에서 백명 이상의 고객을 관리하는 PB 팀장, 투자상담사가 가장 신경쓰는 고객들은 어떤 분들일까요?

첫째, 본인이 관리하고 있는 고객 중 자산이 많은 고객들입니다. 적게는 몇억에서 백억대까지, 보유한 상품들도 다양합니다. 투자상품을 보유한 경우, 시장상황의 변동성에 따라 큰 금액이 움직이기 때문에 매일 자산현황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관리합니다.

둘째, 한달에 한 번, 분기에 한 번 등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본인의 금융자산 현황에 대해 세세하게 챙기고 관리하는 투자자들입니다. 상품을 신규할 때나 해지할 때만 방문하는 고객은 간략하게 보유상품 현황과 평가결과에 대해서 이야기해도 부담이 없습니다.

고객자산을 관리하는 PB팀장, 자산관리 팀장이 최선을 다해 투자상품을 관리한다고 해도, 주식과 채권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데, 투자상품의 수익률을 플러스로 만들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시장에 큰 충격이 오는 이벤트나 사건이 발생할 때, 나쁜 상황이 닥치기 전에 한 발 먼저 해지하거나 시장상황에 부합하는 상품으로 변경해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리지 않게 상품관리를 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따라서 평소에 본인이 자산관리를 하지만, 시간을 정해서 주기적으로 자산관리 담당자와 의견을 교환하고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금융기관을 이용하면서 나의 자산관리를 위한 팁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선 기본적인 경제흐름을 쫒아가고 금융상품에 대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주기적인 금융자산 관리와 리밸런싱도 필요하겠죠.

첫째로 경제와 금융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시장흐름을 따라가는 노력을 합니다. 주가지수, 환율, 금시세 3가지 항목은 매일 스마트폰으로 확인합니다. 네이버의 증권 홈에 들어가면, 한 화면에서 확인이 가능하며 항목을 클릭하면 숫자와 그래프로 3개월, 1년, 3년 등의 추이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월급만 빼고, 물가는 다 오르는데 코스피 지수는 2500선 아래로는 크게 하락하지 않네', '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넘을때는 1500원도 금방 갈 것 같더니 1300원선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는구나', '금은 연초 이후 약 3% 정도 하락했지만, 최근에는 변동폭이 적구나'하는 식으로 시장 주요지표를 파악해 가며 날마다 훑어 봅니다.

경제뉴스의 헤드라인을 보고 시장상황을 머리 속에 그려가며 6개월~1년 뒤 상황을 예상해 봅니다. 최근 발표된 뉴스에 대해, 아래와 같이 생각을 하는 습관을 가져봅니다. '미국의 7월 고용지표, 비농업 신규 고용 52.8만개 증가하며 시장예상치 대폭 상회', '미국의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대비 8.5% (전월 9.1%, 예상 8.7%) 상승하며 피크아웃 기대감 형성' 같은 뉴스들입니다.

본인만의 해석도 해 봅니다.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은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중요한 경제지표중 하나인 고용지표는 안정적인데다, 물가도 정점이 가까운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겠는데. 연말까지 금리가 계속 올라가겠지만, 내년 상반기부터는 금리는 안정될 것 같고, 정기예금 금리도 가파르게 오르다가 최근 주춤하는 것으로 보면 경기불황과 침체가 아주 길게 가지는 않을 것 같아. 관심 있게 더 지켜봐야겠군' 같은 생각입니다.

또 경제와 금융상품의 기본구조와 용어들은 내가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둡니다. 자산관리 수첩이나 메모지에 주요 용어와 궁금한 사항은 메모해서 궁금할 때 찾아볼 수 있게 정리합니다. 금융기관을 방문해 자산현황표를 받아, 해당 상품명 옆에 내가 알기 쉽게 구조와 운용전략 등을 메모해두면 상품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둘째로 주기적인 자산관리와 리밸런싱을 합니다. 매일 또는 매주 주기적으로 나의 자산을 내가 직접 체크하는 것도 좋지만, 주기적으로 금융기관을 방문해 담당자와 나의 의견을 교환하고 리밸런싱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금융기관 방문시 점검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방문 시마다, 자산현황표를 출력받아 확인하고 다음 번 방문 때 이전 현황표들을 들고 가서 현재상황과 비교한 뒤 리밸런싱할 상품을 결정합니다.

현재시점에서 세계, 국내 경제상황, 증시상황, 주요 경제지표와 주요 이벤트에 대해서 알아보고 발표된 수치가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 내용을 들어보면서 지난번과 이번 달은 이렇게 조금 변화가 있구나, 하고 상황을 인식합니다.

보유상품 중 투자상품의 수익률 현황, 시장 지수의 변동에 대비해 투자 자산의 수익률은 어떤 성과를 나타냈는지, 큰 차이가 나는 상품은 어떤 이유가 있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은 현재 수익률을 확인하고 다음 번 차수에는 상환이 가능한지 알아봅니다.

방문 시 이전 자산현황표를 가져와서 지난번과 지금의 상품 수익률이 차이가 나는 이유를 알아보고, 리밸런싱할 상품이 있는지 점검하고, 해지·신규상품도 알아봅니다.

자산현황표 이용 팁을 부연하자면, 금융기관을 방문할 때마다 자산현황표를 출력받아 순서대로 바인더나 파일에 정리하는 게 좋습니다. 현황표의 투자상품 옆에 상품의 간략한 구조와 운용전략을 메모해 둡니다. 궁금할 때 현황표를 꺼내어 보고, 내가 이런 상품에 투자했구나 하고 확인합니다. 방문시, 지난번 현황표를 가지고 이번에 투자상품의 수익률이 차이가 나는 이유를 시장상황의 변동과 연동해서 원인을 알아보고 설명을 듣습니다. 두세번의 시점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수익률을 계속해서 하회하는 상품은 해지나 다른 상품으로의 재투자를 검토합니다.

PB고객 중 70세 넘게 기업을 운영하시는 고객 분은 방문시마다 파일에서 지난번 현황표를 꺼내어 금번 현황표와 비교를 하고 차이나는 부분에 대해서 질문을 합니다. 수익률이 많이 하락했을 때보다, 왜 그런지에 대한 시원한 답변이 나오지 않으면 언짢아 하는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투자자로서 바람직한 자산관리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금융자산의 결과는 나의 책임이라는 것을 마음 속에 꼭 명심해야 합니다. 지인이 금융기관에 있어서, 권유하는 상품을 가입할 수도 있고, 광고에 나온 상품을 가입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투자성과에 대한 결과는 온전히 나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에 가입하고 있는 상품은 어떤 특징이 있고 어떻게 관리하면 좋은지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합니다. 거래 금융기관을 방문해 자산현황표를 출력해 달라고 요청하고, 현황표의 해당 상품에 간략하게 특징과 관리방법을 메모하는 것부터 시작해 봅니다. 그리고 궁금증이 생기면 관련 책자과 인터넷에서 해당 상품에 대해서 조회해 대략적인 내용에 대해서 이해합니다.

내가 정말 궁금한 상품과 경제이슈에 대해, 완벽하게 설명을 해주는 책자는 시중에 없습니다. 따라서 초보자가 읽을 수 있는 쉬운 경제관련 책자부터 읽습니다. 경제신문을 구독하거나 인터넷·모바일의 경제관련 뉴스를 하루에 30분 정도 꾸준히 보면 이해의 폭이 넓어집니다. 때때로 본인이 거래하는 금융기관의 담당 팀장을 찾아서 물어보고 상담하면서 궁금증을 해소합니다.

나의 금쪽 같은 금융자산을 잘 관리하려면 기본적인 금융상품 공부와 경제시장의 흐름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또 내 자산에 대한 주기적인 확인과 리밸런싱이 필요합니다.

어떠한 경로로 가입했든 간에 투자상품의 투자결과는 온전히 나의 책임입니다. 힘들게 벌어서 어렵게 투자한 금융상품, 관심을 가지고 잘 관리해서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관심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산본지점 WM 프리미어 팀장, 경영학 박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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