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아직 비싸" vs "침체 때 돈 몰려"…바이오 랠리에 '갑론을박'

입력 2022-08-11 12:00   수정 2022-08-18 13:40

블라인드 인터뷰

바이오주 반등했지만…주도주 부상 가능성 놓고 의견 갈려
정보비대칭 해소로 초과 수익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i>“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형성된 신약 개발에 나선 바이오기업의 가치는 아직도 바이오가 한참 좋았던 2016년보다 굉장히 비싼 수준입니다.” (기관투자가 A씨)

“경기 침체로 약세장이 길어지면, 기대감만으로도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는 바이오 업종으로 돈이 몰릴 겁니다.” (증권사 PB B씨)</i>

바이오 업종이 6월 중순을 저점으로 두 달 가까이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향후 증시의 주도업종 중 하나로 부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경기 침체로 약세장이 길어지면 높은 수익을 원하는 자금이 갈 곳이 바이오뿐이라는 주장과 아직은 큰 자금이 유입되기엔 가격이 비싸다는 분석이 맞붙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헬스케어 지수는 3238.89로 전일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16일의 저점(2741.50)과 비교하면 두 달 조금 안 되는 기간동안 18.14%가 올랐다. 반등 초입 구간에서는 바이오시밀러를 만들거나 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을 하는 대형 바이오기업의 실적 회복 기대감이 지수 상승을 주도하다가, 지난달 하순부터는 하반기 학회 이벤트를 앞둔 신약 개발 기업들도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가격 수준에선 임상 잘 돼도 기대수익 크지 않아”
바이오업종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지만, 기관투자가 A씨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한다. 아직도 가격이 비싸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가 제시한 비교 시점은 한미약품이 수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영향으로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가 크게 튀어 오른 2015~2016년이다.

A씨는 “당시 매출 없이 신약 후보물질의 가치를 인정받아 증시에 들어오는 바이오기업들의 경우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000억원 이하 수준이 많았기에, 기관투자가 입장에서 임상이 잘 진행되면 2000억~3000억원의 시가총액 수준에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면서 “지금은 매출 없는 바이오기업들도 증시에 들어올 때 2000억~3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 사례가 많다. 현재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대에서는 기대 수익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금리가 상승하며 자본시장에서 돈을 구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는 점도 문제다. 수익 없이 신약을 개발 중인 바이오기업에 더 치명적일 수 있어서다.

A씨는 “정보기술(IT) 업종의 경우 마케팅 비용만 줄여도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만, 바이오기업이 비용을 줄이면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 속도가 늦어져 기업가치가 하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약세장 길어지면 기댈 곳은 기대감뿐”
강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B씨의 생각은 정반대다. 그는 “어차피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기업의 경우 실적이 없다”며 “실물경기가 침체돼 다른 업종의 성장주의 주가가 실적 둔화로 어려움을 겪을 때 바이오주 주가는 상대적으로 나은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약세장이 길어지면 바이오주에 돈이 몰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는 “신약 개발 기업의 경우 시가총액도 작고 경기나 업황과 상관없이 개별 이슈로 주가가 움직인다”며 “약세장에서 공격적인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을 맞출 수 있는 투자 대상은 바이오 테마”라고 말했다.
“투자자들 전문성 높아져 정보비대칭 많이 해소돼”
다만 과거와 같이 바이오주 투자로 과거처럼 큰 수익을 거두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사 제약·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 C씨는 “바이오 종목 투자자들의 판단이 고도화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신약 개발 테마의 주가를 움직이는 키워드가 특허, 기술수출, 임상 데이터 순으로 바뀌며 산업계와 주식시장 사이의 정보비대칭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약 개발 테마가 증시에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건 1990년대라고 한다. C씨는 “당시엔 특허를 출원했다는 소식에도 주가가 들썩였다”며 “2000년대 들어 소규모 기술수출이 나오다가 2015년 한미약품의 사례로 정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특허와 기술수출 모두 신약의 성공을 뜻하지는 않는다. 특허의 경우 신약 개발 과정에서 후보물질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임상 진입과 맞물러 출원된다. 특허 등록과 임상 성공은 별개의 문제다.

기술수출 역시 반환의 위험이 있다. 실제 한미약품은 2015~2016년 다국적제약사에 기술수출한 후보물질 상당수의 권리를 반환받은 바 있다.

C씨는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임상 데이터까지 분석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며 “최근에는 전문적인 분석을 한 투자자의 의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널리 알려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신약 개발 기업의 주가가 추세적으로 움직이려면 테마성 호재로는 안 되고 실제 데이터가 좋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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