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지사 "SMR 시장 선점, 울진에 수소국가산단…100조 투자 유치할 것"

입력 2022-08-10 17:44   수정 2022-08-11 00:41


“100조원 기업투자 유치, 메타버스 수도 경북, 경북 농업의 대전환으로 경북이 주도하는 새로운 지방시대를 열어보겠습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도권병’을 치료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며 “지방 낙후의 악순환을 끊고 대한민국 미래를 지방에서 발견하는 역사적 전환의 해법을 4년간 찾고 실증해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가 민선 8기 새로운 슬로건을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3선 의원 출신으로 지난 7월 경북지사에 재선한 이 지사는 취임 이후 경북에 네 번째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끌어냈다.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특구 지정이다. 2019년 포항에 지정된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는 대박을 냈다. GS건설,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 등 40개 이상의 기업을 유치해 지난해까지만 1조8000억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올렸다. 이 지사는 민선 7기 안동의 산업용 햄프(대마), 김천의 스마트물류에 이어 이달 4일 전기차 차세대 무선 충전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성사시켰다. 2차전지 산업 벨트가 구미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가운데 전기차 시대 무선 충전 산업의 교두보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선 7기 30조원의 투자유치를 기반으로 민선 8기 목표를 100조원으로 높여 잡은 이 지사의 지방시대 전략을 들어봤다.

▷민선 8기 취임 일성이 ‘수도권병’이었습니다.

“수도권병은 중앙, 수도권 중심주의로 인해 국민 의식과 사회 경제 문화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총칭한 용어입니다. 수도권 집중으로 파생된 문제가 대한민국을 심각하게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국토 면적의 10%인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국가적 재앙인 저출산 문제도 수도권 과밀의 결과입니다. 과밀이 저출산 요인이라는 것은 존 칼훈 미국 심리학자의 실험으로 증명된 바 있습니다. 지금 1년에 10만 명의 청년이 고향을 등지고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지만 직장을 구하고 집장만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져 결혼을 망설이고, 결혼하더라도 아이 낳기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지방의 위기는 대한민국의 위기이자 이미 다가온 미래입니다.”

▷수도권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방에 살든 수도권에 살든 똑같이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지방을 살리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초일류국가로 가기는 어렵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라는 국정 목표를 도출한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수도권병을 치료하기 위해 그동안 경북이 스스로 보인 노력을 소개한다면.

“경북은 규제혁신을 통한 지역발전을 위해 취임 이후 네 개의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끌어냈습니다. 규제 없는 환경을 만들면 지방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입니다. 2019년 지정된 포항의 배터리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는 40개 기업이 1조8000억원을 투자했고, 14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죠. 투자 기업 매출도 지난해 4831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의성군 안계면에 2019년부터 조성 중인 ‘이웃사촌 시범마을’과 스마트팜은 지방 소멸의 대안으로 시도해 몽골 등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서울·부산 대구 출신 146명의 도시 청년이 수제맥주 공방, 유럽식 레스토랑, 손만두, 애견 간식 등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지방소멸 위기 지역을 전국적 명소로 만들고 있습니다. 올해 영덕과 영천 두 곳을 추가로 지정할 예정입니다.”

▷지방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겠지요.

“지방이 몸부림치며 눈물겨운 분투를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1964년부터 2013년까지 50년간 한국 1인당 국민소득은 150배 증가했지만, 수도권 지대는 3000배 상승했습니다. 특히 수도권의 지대 상승은 지방보다 두 배 높다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통계가 있습니다. 현실이 이런데 기업이 지방으로 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방 이전기업이나 지방의 향토기업에 법인세 상속세 등의 파격적 감면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산업 재배치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새로운 대안으로 전기요금 차등제를 주장하셨습니다.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는 발전소에서 가까운 지역일수록 전기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입니다. 2020년 기준 수도권은 전력 자립도가 69.8%밖에 되지 않지만 경북은 210%입니다. 수도권은 경북처럼 전력이 남는 지역에서 전기를 가져와야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인프라 건설비용만 10년간 2조3000억원입니다. 2014~2018년 송배전 손실 비용만 8조원대이고요. 이런 전력 비효율 개선을 위해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가 필요합니다.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해 송배전 인프라 건설비용과 전력손실을 줄여야 합니다. 그동안 발전소 건설에 따른 위험과 불편을 감수해온 지방의 희생에 대한 보상책이기도 합니다.”

▷외국인 광역비자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매년 외국인 수는 증가하지만, 수도권 거주 외국인이 전체의 59%를 차지해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심각합니다. 경상북도는 지방정부가 발행하는 취업비자인 ‘외국인 광역 비자’ 도입과 외국인 근로자 관리 권한 지방 이양을 건의했습니다. 외국인 광역 비자는 지자체의 재량권을 강화한 모델입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지자체가 지역에서 필요한 노동자와 이민자를 유치하고 관리해 일손이 부족한 기업과 농어촌에 숨통을 터줄 수 있습니다. 최근 법무부도 인구 감소지역 맞춤형 비자 제도 도입을 목적으로 지역특화비자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원전을 활용한 경북의 미래전략은 무엇입니까.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경북이 가장 큰 피해를 봤습니다. 신한울 3·4호기의 건설이 빨리 재개돼야 합니다. 환경영향평가 등 인허가와 행정 절차를 단축하는 데 힘을 모으겠습니다. 도는 차세대 원전 기술인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선점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경주 감포에 조성 중인 혁신형 SMR 개발을 담당할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연계해 원자력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SMR 수출 공급망 구축을 위해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할 계획입니다. 또 울진에 원자력을 활용한 수소생산·실증 및 국가산단을 조성해 경북을 미래 수소경제의 거점으로 만들겠습니다.”

▷100조원 투자유치 목표를 세웠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기업의 비수도권 투자 촉진 정책과 규제혁신을 통한 기업 위주의 성장을 강조하고 있어 경북에는 기회입니다. 경북이 강점을 지닌 2차전지,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미래형 모빌리티 분야 기업을 상대로 유치 활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신규 투자 시 대규모 부지가 필요한 기업의 초기 투자 비용 절감을 위해 원형지 제공 등 전국 최고의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겠습니다.”

▷농업대전환도 추진하고 있는데.

“이제 농업은 첨단산업입니다. 드론으로 약 치고 AI가 농사를 짓고, 공장에서 채소를 기르는 시대가 됐습니다. 경상북도는 ‘농업은 첨단산업으로! 농촌은 힐링 공간으로!’ 만드는 농업대전환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 농업의 확산 및 고도화를 통해 농업을 첨단기술산업으로 전환하고, 그동안 주거와 생산기능으로 제한되던 농촌 공간을 문화·복지·환경이 함께 증진되는 삶과 상생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일입니다. 디지털 혁신 농업타운 조성, 데이터 기반 플랫폼을 활용한 시설원예 스마트화, 스마트농업 클러스터 구축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농업으로 변모시켜나갈 계획입니다. 디지털 농업에 최적화된 청년 농업인 5000명을 양성해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을 활용한 돌봄농업 육성, 체험 체류 힐링 농촌관광, 치유농업을 통해 새로운 농업시대를 열겠습니다.”

대구=오경묵 기자

■ 이철우 지사 약력

△경북 김천 출생(67)
△경북대 수학교육과 졸업
△상주시 화령중고, 의성군 신평중, 단밀중 교사
△경상북도 부지사(2005~2008)
△3선 국회의원(2008~2018)
△국회 대한민국살리기포럼 대표위원(2012~2018)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2016~2017)
△국회 헌법개정위원회 간사
△자유한국당 사무총장(2017)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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