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비싼 서울은 사실상 빠져…'안심대출' 실효성·형평성 논란

입력 2022-08-10 17:23   수정 2022-08-18 15:49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연 3%대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을 놓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서민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 대출이지만 지원 대상이 ‘시세 4억원 이하 주택’으로 묶여 서울 등 수도권에선 혜택을 보는 차주가 많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차주들 사이에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불만도 나온다.

1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 중위 가격은 5억1427만원이다. 서울은 10억9291만원, 수도권은 7억7396만원이다.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가격의 하위 20% 평균도 5억8195만원에 달해 우대형 안심전환대출 지원 대상 기준을 크게 웃돈다.

정부는 2015년과 2019년에도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했다. 2015년엔 20조원으로 설정된 한도가 출시 나흘 만에 전량 소진되면서 20조원을 추가 공급했다. 2019년에도 2주간 공급 한도(20조원)의 3.5배에 달하는 73조9253억원이 몰리며 ‘대란’이 일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전엔 퇴근을 못 할 정도로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몰렸다”며 “이번엔 주택 가격 기준의 현실성이 떨어져서 그때처럼 창구가 붐비진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위원회는 신청 물량이 예상보다 적으면 주택가격 기준을 ‘5억원 이하’ 등으로 높일 방침이다. 내년에는 안심전환대출을 추가 공급하면서 이 기준을 9억원 이하로 높일 계획이라고도 했다. 다만 내년에 추가되는 물량은 20조원으로 올해(25조원)보다 적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안심전환대출 지원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무주택·전세 대출자들은 ‘역차별’이라며 불만을 제기한다. 현재 시중은행 전세 대출금리는 연 4% 수준으로 안심전환대출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다.

안심전환대출 재원 조달을 위해 대량의 주택저당증권(MBS)이 발행되면서 채권시장 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그렇게 되면 다른 차주들이 고스란히 금리 인상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지적이다. 금융 소비자 사이에선 “정부 예산으로 저금리로 대환해주는 것은 시장 원리를 거스르는 것” “정부 구제를 믿고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란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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