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세계 최대 고인돌 어쩌나…중장비로 바닥 돌 걷어냈다

입력 2022-08-11 19:53   수정 2022-08-11 20:11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진 경남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고인돌·경남도기념물)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미 수개월 전에 중장비를 이용해 바닥의 박석(얇고 넓적한 돌)을 걷어낸 정황이 확인됐다. 그간 김해시는 문화재 당국과 협의 없이 정비 공사를 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중장비 사용은 줄곧 부인해왔다.

11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지난 4월 당시 구산동 지석묘 부근 사진에 따르면 김해시가 추진하는 정비 공사 과정에서 묘역에 있던 박석을 이미 모두 걷어낸 상태로 보인다.

올해 4월 24일 낮에 촬영한 이 사진은 공사장 인근 아파트에서 찍은 것이다. 과거 유적을 찍은 사진과 비교해보면 차이점이 분명하다.

2017년 김해시가 제공한 사진에는 덮개돌인 상석(上石)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박석이 길쭉한 모양으로 놓여 있으나, 올해 4월 촬영한 사진에서는 이를 찾기 힘들다. 구산동 지석묘의 경우, 박석이 묘역을 표시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묘역 넓이가 1615㎡, 약 488평에 달하는데 올해 4월 찍은 사진에는 상석 위쪽에 놓여 있는 돌무더기를 제외하고는 돌 흔적을 찾기 어렵다.


무더기로 쌓인 돌은 크기가 제각각인데 어떠한 표식도, 배열도 없는 상태다. 박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사진에는 굴착기(포클레인) 1대가 움직이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토양 상태 등 사진에 나온 현장 상황을 고려하면 굴착기는 박석이 있던 곳을 오가며 작업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해시는 햇빛, 비바람에 훼손된 바닥 돌을 하나하나 손으로 빼 고압 세척, 표면 강화처리를 한 후 다시 그 자리에 박아넣었고 중장비를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정비 공사로 인한 훼손 여부가 어느 정도인지 조사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김해시 측이 매장문화재법을 위반한 사실을 이미 확인한 만큼 구체적인 훼손 규모와 남아있는 지하 유적 등을 파악해 조만간 수사 의뢰 등 법적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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