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작품? 우리가 좀 안다"…여인 5명이 아트테크에 뭉쳤다 [긱스]

입력 2022-09-04 14:31   수정 2022-09-04 15:29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개발자, 비주얼아티스트, 인플루언서, 아트딜러, 브랜드 디렉터가 다니는 회사가 있습니다. 미술품 조각 투자 플랫폼 '소투(SOTWO)'를 운영하는 서울옥션블루입니다.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미술품 수집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소구되면서 다양한 인재들이 모인 것인데요. MZ세대 사이에서 미술품 컬렉팅과 투자가 왜 인기를 끌고 있는지 긱스(Geeks)가 서울옥션블루를 이끄는 여성 5인방에게 물어봤습니다.



포켓몬 띠부실부터 스타벅스 굿즈, 한정판 스니커즈, 명품 시계까지. 이미 '컬렉션'은 일상을 파고들었다. '희소성' 있는 상품을 더 비싼 값에 되팔 수 있는 '리셀' 시장은 수많은 컬렉터를 만들어내고 있다. 서울옥션블루의 최미선 아트크리에이터는 "희소한 물건일수록 가치는 더욱 올라가기 때문에 컬렉터들의 눈높이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컬렉션의 최정점은 미술품"이라고 했다. 김지윤 브랜드 디렉터는 "컬렉션은 사실 '덕질'"이라며 "좋아하는 상품을 사 모았는데 그게 재테크로 연결되다 보니, '취향'과 '재테크'에 관심이 높은 MZ세대가 '아트테크'에 빠져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미술시장도 서울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달 3일 개막한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프리즈 아트페어에는 미국 가고시안 등 국내 아트페어에 한 번도 나온 적 없는 최정상급 화랑들이 참가했다. 1990년 한국에 상륙했다가 10여 년 만에 철수했던 세계적인 경매회사 소더비는 10월 서울 사무소를 다시 연다.

정보기술(IT)이 접목되고 있는 점도 국내 미술시장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소투 테사 아트앤가이드 등 미술품 조각 투자 플랫폼이 벤처캐피털(VC)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중 소투를 운영하는 서울옥션블루는 온라인 미술품 경매부터, 조각 투자 플랫폼, 미술품 기반 대체불가능토큰(NFT) 컬렉션까지 버티컬 플랫폼을 구축했다. 미술시장에 전격 뛰어든 신세계백화점, GS건설, LG전자 등과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TV를 통해 미술품 교육 콘텐츠와 NFT 아트 컬렉션을 선보이는 작업도 준비 중이다.

미술품 투자의 대중화를 표방하는 서울옥션블루는 국내 대표적인 '아트테크' 스타트업이다. 여기서 '테크'는 기술(Tech)을 뜻하지만 중의적으로 재테크를 의미하기도 한다. IT를 결합해 색다른 미술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소액 투자로 미술 투자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취향이 뚜렷하고 재테크에도 관심 많은 MZ세대 현직자 5인과 함께 아트테크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봤다.


김지윤 브랜딩 디렉터
#자유로운영혼 #태국햇살같은 #인생을컬러링 #ENFP 때로는 ENTP

김지윤 브랜딩 디렉터는 서울옥션블루에 합류하기 전 화장품, 운동화, 가구부터 공간, 캐릭터, 사용자인터페이스(UI)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브랜드 기획자로 일했다. 조성아 뷰티의 국내외 숍아이덴티티(SI) 브랜딩을 담당했고, 손앤박 전 제품의 디자인을 리뉴얼했다. 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부가 캐릭터'로 알려진 SSG Food의 '제이릴라' 캐릭터를 리뉴얼하고 관련 콘텐츠와 마케팅을 기획한 실력자다.

그는 국민대 디자인대학원에서 제품디자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디자이너로 시작해 브랜드 기획자로 도전했고, 더 재밌고 도전적인 일이 하고 싶어 아트테크 기업에 입사했다. 그는 "일반 미술 회사와 달리 서울옥션블루는 IT가 있는 미술회사"라며 "새로운 일을 하는 것 자체가 회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가 일이나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명료하다. 재밌고 설레는 일이냐, 그리고 이 일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느냐다. 그는 "회사 안에서 프로젝트를 할 때도 이 일이 나한테 도움이 되는지를 따진다"며 "그러다 보면 더 욕심을 내서 성과를 만들어낸다"고 했다.

그는 모두가 이미 '컬렉션'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명품이나 운동화, 포켓몬 스티커를 모으는 것까지 모두 컬렉션이다. 요즘은 재판매하는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가치 있는 물건을 컬렉팅하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

공예와 디자인을 전공한 아버지와 화가인 어머니 영향으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2D 그래픽 디자인부터 3D 모델링, 영상 디자인, 아트웍까지 섭렵한 그는 NFT 아트 작가를 꿈꾼다. 그는 "숨겨진 좋은 작가들이 많은 데 세상의 주목을 못 받는 게 너무 안타깝다"며 "여러 실물 작품들을 디지털 아트로 만들어 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NFT 아트도 미술사 발전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나만의 브랜드를 활용한 NFT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좋아하는 작가
네오팝의 선명한 색감이 살아있는 쿠바계 미국인 화가 헤르난 바스, 크리스챤 디올과 콜라보레이션을 할 정도로 인기 있는 아프리카 화가 아모아코 보아포, 공간으로 예술을 만들어내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


최미선 아트 크리에이터
#패션인플루언서 #우아하거나힙하거나 #멀티페르소나 #ENTJ

기자 8년, 광고대행사 대표 5년, 인플루언서. 최미선 크리에이티브팀 디렉터의 독특한 이력이다. 그는 이화여대 의류직물학과를 졸업한 뒤 패션잡지 헤렌, 한경닷컴 bnt뉴스 등에서 기자 생활을 거친 뒤 직접 광고대행사를 창업했다. 영국 패션 브랜드 '하피러브즈잇', 중국 뷰티 프로그램 '서시', W재단 기부 파티 '이룸' 등을 총괄 기획했으며 현재 네이버와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어 5만여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로도 활약 중이다.

그는 서울옥션블루의 디지털 콘텐츠를 총괄 기획하고 있다. 소투앱에서 작가와 작품을 쉽고 재밌게 소개하는 영상 콘텐츠 '라이브 아트'를 선보이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도 출시한다. 그는 지난해 말 마케터로 입사했지만 인플루언서인 게 사내에 알려지면서 지난 6월 크리에이티브 팀 디렉터로 자리를 옮긴 경우다. 유연한 조직 운영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구성원 각자가 원하는 일을 하고 성과를 내면 되는 조직 문화"라며 "밖에선 인플루언서로, 회사 안에서 SNS에서 회사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며 '덕업일치'가 이뤄진 셈"이라고 했다.

그는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 등 트렌드에 민감한 산업과 미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취향과 투자의 최정점에 있는 게 미술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극적인 아트 컬렉터다. 50~150만원 사이의 미술품과 아트토이 등을 구매하고 있다. 소투에서 이우환의 '조응', 이배의 '불로부터', 박서보의 '묘법'를 조각으로 구매했으며 이우환의 '선으로부터'의 에디션 아트 포스터를 수집하고 있다. 아트토이 카우스와 볼타 모빌 수집도 시작했다. 최근에는 '도도새'로 유명한 김선우 작가의 '더 저니 오브 도도' NFT를 구매했다.

'영향력이 있는 여성'이 되는 게 그의 궁극적인 목표다.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것도 온라인 상에서 여러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싶어서다. 집안 환경이 어려운 친구들을 돕는 장학재단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좋아하는 작가
'달항아리'를 그린 최영욱, 모빌의 창시자 알렉산더 칼더, 이브 클랭, 데이비드 호크니.


문예니 아트 디렉터
#또렷한이목구비 #프랑스여자같은 #ENFP


문예니 아트 디렉터는 서울옥션블루의 온라인 경매를 총괄 기획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소재 문화예술경영대학인 EAC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국내 갤러리와 국립박물관재단을 거쳐 서울옥선블루 미술품 운영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MZ세대에게 미술품을 향유하는 '아트 컬렉션'이 재테크 수단으로 여기는 '아트테크'로 이어지고 있다"며 "자신만의 갤러리는 여는 MZ 세대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트컬렉션은 더 이상 재벌가 사모님들이 전유물이 아니다. 소투 플랫폼 고객의 60%도 MZ 세대다. 1인당 평균 투자금은 92만원에 달한다.

그는 더 좋은 신익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안목을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좋은 작품을 고르는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는 일단 많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술관 갤러리 관람뿐만 아니라 아트페어에 자주 가서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보라"고 조언했다. 미술품 경매 결과를 보면서 작품의 금액 추이를 살펴보면서 직접 경매를 통해 작품을 구매해보는 것도 안목을 키우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좋아하는 작가
한국 자연을 강렬하면서도 단순하게 묘사하는 한국 추상 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박혜미 디벨로퍼
#공대훈녀느낌 #톰앤제리중제리 #초동안비주얼 #INFP

박혜미 개발자는 미술품 조각투자 앱 소투의 서버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개발자가 되기 전엔 7년간 조경 디자이너로 일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예술적인 주제로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아트테크 회사를 선택했다.

그는 "주식 부동산 코인보다 특별함이 있는 투자"라며 "전시회에서만 접하던 미술작품이 내가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이 되면서 더욱 가깝게 느껴지고, 취향을 드러내고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놀이'문화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입사 전까지만 해도 아트테크를 몰랐던 그이지만 어느새 적극적인 미술품 투자자가 됐다. 야요이 쿠사마 작가의 '호박'을 시작으로 현재 30여개 작품의 보유 카드(조각)를 갖고 있다. 20만원으로 시작한 투자는 상환금을 재투자하며 100만원대까지 불어났다.

좋아하는 작가
자연풍경을 그린 모네와 고흐, 건축가 겸 환경운동가인 훈데르트 바서, '도도새'를 그린 김선우.


정선희 비주얼라이저
#내삶의주인공 #아트가터닝포인트 #캐릭터of캐릭터 #ISTJ

정선희 3D 비주얼라이저는 서울옥션블루의 자회사 엑스엑스블루에서 실물 미술작품을 디지털 NFT로 구현하는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엑스엑스블루는 다양한 NFT 디지털 아트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으며 국내외 유명 기업과 아티스트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미국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를 졸업한 후 마이크로소프트, 파라마운트 네트워크 등에서 프리랜서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다. 휴식차 잠시 한국에 들렀을 때 이정봉 서울옥션블루 대표가 그에게 컴퓨터그래픽 아트 디렉터를 제안했던 게 인연이 됐다. 그는 "특정 기업에 묶여 있는 게 싫다고 하니 이 대표님이 '프리랜서로 일해도 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며 "디지털 아트 기업인 만큼 유연하고 열린 기업문화를 가진 곳이라고 생각해서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도 미국 최대 유통플랫폼의 그래픽 디자이너를 겸하고 있다.

그는 NFT 아트의 가장 큰 걸림돌로 복제 가능성이 꼽히지만, 이는 오히려 대체 불가능한 강점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블록체인에 등록된 디지털 아트의 오리지널리티는 존재하기 마련"이라며 "오히려 시장에 많이 유포될수록 그 디지털아트의 명성과 가치는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프리랜서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만들어가고 있는 그의 목표는 예상외로 대학 교수다. 융합콘텐츠를 만들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좋아하는 작가
고풍스럽고 사랑스러운 강아지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사랑받은 키욜(Ki Yore), 파란색이라는 주제에 천착한 프랑스 화가 이브 클라인.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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