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게임 등 대용량 콘텐츠 급증…격화되는 '망 사용료'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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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8-15 15:23   수정 2022-08-15 15:24

동영상·게임 등 대용량 콘텐츠 급증…격화되는 '망 사용료' 갈등


구글·넷플릭스 등 ‘빅테크’ 대상으로 ‘망 투자 비용을 분담하자’고 요구하는 통신사들의 움직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영상·게임을 비롯한 대용량 콘텐츠 전송 영향으로 통신망 증설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제공사업자(CP)도 망 증설에 함께 참여하자는 것이다.
GSMA, 다음달 망 투자 분담안 논의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통신사업자 모임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사진)는 다음달 말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주요 참여사 간 회의를 열고 빅테크들의 망 투자비용 분담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GSMA는 이에 대한 전초 단계 격으로 지난 2~3일 싱가포르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모바일 360’ 행사를 열어 아태지역 정부와 통신·플랫폼 사업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GSMA는 세계 220여 개국에 걸쳐 통신 사업자 750곳이 참여한다.

망사용료는 세계 통신사와 구글, 메타, 넷플릭스 등 빅테크 간 가장 큰 논쟁거리다. 코로나19 장기화에다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기술 발달 등이 맞물리면서 고화질 동영상과 게임 서비스 수요가 늘어 통신망 트래픽이 급증했다. 통신사의 CP 전용망 증설 필요성도 그만큼 늘었다. 일례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이 히트를 친 지난해 9~10월에만 넷플릭스 트래픽 증가로 인해 망을 두 차례 증설했다.

현재까지는 통신사가 따로 비용을 들여 구축한 전용망을 CP가 무상으로 사용하는 구조다. 특정 OTT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망 사용자까지 ‘헤비유저’인 OTT 때문에 데이터 인프라 비용을 나눠 부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통신사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CP에 전용망 제공을 중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타격이 CP가 아니라 통신사에 집중되는 구조라서다. 통신사가 CP의 직접접속(피어링)을 차단하면 CP는 중계접속(트랜짓) 형식으로 콘텐츠를 전송하게 된다. 이 경우 통신사 이용자가 느끼는 콘텐츠 이용 속도와 품질이 저하돼 가입자를 잃게 될 공산이 커진다.
CP 대응은 가지각색
망 투자 분담 요구에 대해 주요 CP들은 각기 다른 대응을 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네이버·카카오·CJ ENM 등은 이미 매년 망 투자 비용을 통신사에 내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와 애플티비 등 일부 외국 CP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망 이용 대가를 우회 지급한다. CP가 CDN 전문 사업자에게 돈을 지급하고, CDN사업자는 통신사에 돈을 내는 방식이다.

최근엔 트래픽을 줄이기 위해 개인 간(P2P) 데이터 전송을 활용하려는 CP도 나왔다. 온라인 방송 플랫폼 트위치는 지난달 말 일부 방송인의 고화질 방송을 시청하는 이들에 한해 P2P 방식을 시범 적용한다고 공지했다. 이용자 컴퓨터 자원을 일부 활용해 트위치발 트래픽을 절감한다는 얘기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2020년 국내 법원에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에 갚을 채무(망 사용료)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망 사용료를 놓고 CP와 통신사업자 간 벌어진 첫 소송이다. 법원은 지난해 1심 판결에서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넷플릭스는 판결에 불복해 지난해 7월 항소를 제기했다. SK브로드밴드는 같은 해 9월 반소(맞소송)로 맞서고 있다.

트래픽 갈등은 앞으로 더 심화할 일만 남았다는 게 통신사와 CP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디지털트윈, 메타버스, AR, VR 등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서비스가 늘면서 데이터 트래픽이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라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CP의 망 투자 비용 분담 없이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망 증설에 드는 비용을 일반 이용자에게 전부 올려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는 통신 연결성(커넥티비티)을 늘려야 한다는 공공가치에도 위배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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