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상처 딛고 병원 조리사로…"후배들 꿈 찾도록 돕고 싶어요"

입력 2022-08-15 15:25   수정 2022-08-15 19:41

“번지점프대에 올라가 안전장치를 믿고 뛰어내리듯이 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꿈을 믿고 사회에 뛰어들었습니다. 저같은 후배들이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요.”

15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사옥에서 만난 김태림(사진·23)씨는 넉넉치 않은 환경과 학교 폭력의 상처 속에서도 꿈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태림씨는 CJ그룹의 청년 교육 및 취업 지원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CJ나눔재단(이사장 이재현) 꿈키움 아카데미 출신이다. 지난 3월 꿈키움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고 6월 CJ프레시웨이 병원사업부에 조리사로 입사했다. 현재 서울의 한 한방병원에서 직원들의 급식과 환자식 조리를 책임지고 있다.
배식봉사하며 조리사의 꿈 키워
그가 요리에 대해 처음으로 관심을 느낀 것은 중학생 때다. 시작은 커피였다. 반복적인 학교폭력에 상담치료를 받던 어느날, 상담사가 건넨 카푸치노에 매료됐다. 김씨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던 와중에 커피의 향을 맡으니 금세 마음이 편해졌다”며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깊이 탐구하는 성격인지라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조리고등학교에 지원했다”고 회상했다.

커피에 대한 흥미는 이내 음식 전체에 대한 흥미로 확대됐다. 고등학교에서 꾸준히 배식봉사를 담당하면서 요리에 눈을 뜬 것. 그는 “맛있는 음식을 보고 웃는 사람들의 표정을 볼 때, 다 먹은 뒤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을 때 설레는 것을 느끼곤 조리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동부교육기술원에서 한식 및 양식조리사를 취득하고 조리병으로 군생활을 보냈다.
“사회에서 받은만큼 베풀겠다”
김태림 씨는 인터뷰 내내 “꿈은 혼자서 이룰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아버지는 자격증 취득을 권했고 은사님은 꿈키움 아카데미를 소개했으며 CJ나눔재단은 적극적인 멘토링을 지원했다”며 “상처가 있던 내가 이른 나이에 꿈을 이룬 것처럼 나도 ‘나눔의 선순환’ 과정에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 첫 단계는 꿈키움 아카데미의 멘토가 되는 것이었다. 본인처럼 병원 조리사를 꿈꾸는 후배 지원자들에게 지난 3일 멘토링 행사에서 진심어린 조언을 전했다.


그의 꿈은 현재 항암치료중인 어머니 입맛에 맞는 ‘맛있는 환자식’을 만드는 것이다. 김태림 씨는 “아플수록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본능이 커진다”며 “전문성을 키워 예민한 환자들의 입맛에 꼭 맞는 음식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재직중인 병원에서는 러시아식, 태국식 등 외국 환자들을 위한 식단까지 제공할 만큼 메뉴가 진화하고 있다. 김태림 씨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다양한 레시피를 공부중이다. 그는 “입사 후 월급의 절반 가량을 음식 연구에 쓸 정도”라며 “고객들이 수저봉투에 잘 먹었다는 쪽지를 남겨줄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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