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부담스럽고 공급도 없어…'틈새' 주거용 오피스텔 관심

입력 2022-08-15 16:48   수정 2022-08-16 00:15


도심 ‘공급 절벽’을 주거용 오피스텔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 생활 인프라와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는 도심 지역엔 새로 아파트를 지을 만한 용지가 부족한 데다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되더라도 소요 기간이 너무 길어 당장 주거 공간이 시급한 실수요자들을 만족시키기 쉽지 않아서다.

금리 인상과 분양가 상승 이슈로 부동산 시장이 움츠러들었지만 인기 지역의 아파트 청약 문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청약 가점이 높지 않은 실수요자들이 주거용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규모 단지가 많고 커뮤니티 시설 등이 부족해 생애 주기를 꼼꼼하게 따져 매입을 결정해야 한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아파트 대체 중대형 오피스텔 ‘인기’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4월 경기 화성 병점동에 선보인 병점역 서해 스카이팰리스 1단지 오피스텔은 90실 모집에 총 1만1195건이 접수돼 평균 124.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단지 내에서도 가족 단위 실거주가 가능한 오피스텔의 청약 경쟁률은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인천 서구에서 분양한 청라국제도시 아이파크 오피스텔만 봐도 전용 면적 43㎡의 평균 경쟁률은 7.6 대 1이었지만 전용 면적 84㎡ 경쟁률은 658.5 대 1에 달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투 룸 이상의 평면에 수납공간 등이 넉넉해 아파트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춘 덕분”이라며 “강화된 아파트 대출 규제 탓에 가족 단위 실거주자들이 주거용 오피스텔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은 하향 조정되는 추세를 띠고 있지만 주거용 오피스텔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한국부동산원 기준)은 이달 둘째 주에 전주 대비 0.08% 떨어졌다. 11주째 내림세다. 낙폭도 전주(-0.07%)보다 0.01%포인트 확대됐다. 2019년 4월 1일(-0.08%) 후 3년4개월 만의 최대 하락 폭이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보합인 서초·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서울 중구에 있는 KCC파크타운 오피스텔(전용 면적 66㎡)의 올 7월 평균 매매 가격(KB부동산 기준)은 8억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매매 가격(7억4000만원)에 비해 8.1%(6000만원) 올랐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청약 가점이 낮은 신혼부부나 20~30대 실수요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최근 분양되는 주거형 오피스텔은 중소형 아파트와 비슷하게 내부를 꾸린 데다 아파트와 비교했을 때 청약이나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시장 차별화…입지·회전율 살펴야”
주거용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평면이 비슷하지만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청약통장 유무나 거주지, 주택 소유 여부 등에 관계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 신청할 수 있다. 실거주 의무 기간이 없고 100실 미만 단지는 계약 후 전매도 가능하다. 100% 추첨제인 것도 아파트에 비해 실수요자들에게 유리한 점이다. 올 들어선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감안해 각종 혜택도 내걸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의 신설동역 자이르네는 중도금 60% 이자 후불제와 시스템 에어컨 무상 제공을 내걸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현대마에스트로는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선보였다.

정부도 늘어나는 실수요자를 감안해 공공택지에서도 중대형 주거용 오피스텔을 지을 수 있도록 정책 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그간 정부는 공공택지 내에선 중대형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을 제한해 왔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거용 오피스텔의 단점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아파트의 대체재이긴 하지만 발코니 등 서비스 면적이 없다. 공고된 전용 면적이 전부라는 의미다. 또 아무리 입지가 좋아도 아파트만큼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가치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실거주용이 아닌 투자 목적으로 매입을 결정할 땐 가치 상승 가능성을 미리 따져봐야 한다는 말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교통, 교육, 편의시설 등 다양한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갖춰진 단지 위주로 매입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아파트 가격 조정이 이뤄지면서 주거용 오피스텔 시장도 차별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역별, 평형별 공급 규모와 거래 회전율 등을 두루 살펴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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