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이 외치는 '자유'…여당·관료들, 이해 못하나 외면하나

입력 2022-08-16 17:20   수정 2022-08-17 07:05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 이어 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특별히 강조한 것은 ‘자유’였다. 취임사에서 자유를 35차례나 언급했던 윤 대통령은 이번에도 33번이나 말해 주목을 끌었다. 대선 출마 선언 때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되살리기’를 외친 사실을 돌아보면 자유에 대한 신념이 확고해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 선택도 결국은 헌법 상의 자유민주적 국가질서의 회복이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정치적 자유와 경제 번영을 담보하면서 개인에게 더 많은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최선의 사회 원리임은 다시 강조할 필요도 없다. 오늘 대통령의 100일 회견에서는 어떻게 언급될지 주목된다.

안타까운 것은 일선 공무원들이 대통령의 이런 국정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나 하는 점이다. 세제·금융·산업 육성 등 경제 정책은 물론 대북·대일·대중 관계 등 외교 안보까지 국정 전반에 예외가 없다. 공기업 등 정부 산하기관도 마찬가지다. 헌법 정신 복원 차원에서는 감사원·선거관리위원회 같은 국가기관은 물론 중앙정부에 기대는 지방자치단체와 사법부까지도 외면할 수 없는 가치가 자유다. 대선에서 확인된 다수 국민의 요구도 자유의 재정립이었다.

규제완화, 감세, 건전 재정, 작은 정부로의 이행, 제대로 된 경쟁 촉진, 기업 자율 보장 같은 정책이 이런 철학의 기반에서 속도를 내야 한다. 노동·연금·교육 등의 개혁과제도 그렇다. 그런데도 일선 공무원들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대통령이 역설해온 자유의 의미를 아직도 이해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외면하는 것인지 딱하다. 행여 우리 사회 전반에 퍼진 좌편향성이 공직에도 만연한 탓이라면 참으로 우려할 일이다. 직업 공무원의 신분 보장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통령의 국정 방침 불이행이나 태업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 장·차관들이 일선 공무원 자세 다잡기에 적극 나서고 책임도 져야 한다. 공직 전반에 복지부동 분위기가 퍼지면 새 정부의 국정과제는 진척되기 어렵다.

공무원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대국민 책무를 다하게 하는 데는 여당도 중요하다. 단지 집권당 역할을 하는 차원이 아니라, 국민의힘의 정강·정령 자체가 그렇지 않은가. 보수·우파 정당의 전통적 철학에 충실하라는 얘기다.

한국이 정치 발전과 경제 성장의 두 토끼를 잡아 온 발전 원리가 자유다. 국제적으로도 개방과 자유무역의 큰 흐름을 잘 탔기에 ‘수출 한국’이 가능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 재편되는 글로벌 공급망의 새판 짜기도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그 반대 세력 간 대립에 다름 아니다. 우리가 대중 관계에서 긴장해야 하는 것 역시 중국이 자유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에서 공감대가 낮기 때문이다. 반면 윤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세계 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고 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 신냉전의 가치공유 블록화에 부응해 한국의 외교·안보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무엇을 해야 할지는 자명해졌다. 대북·통일 정책도 이 관점에서 벗어나선 안 된다.

대통령이 역설하는 자유의 본질과 당위성을 각 부처 공무원들부터 잘 살펴야 한다. 성급한 노동이사제, 원가연동제 등으로 혼선을 자초하는 일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자유는 국민소득 5만달러로 가는 데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자유의 가치와 실현에 대한 공직 스스로의 일대 자각과 혁신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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