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전 시작한 김안과병원…2000만명 찾은 '국민 안과'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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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8-17 00:48   수정 2022-08-17 00:50

"60년전 시작한 김안과병원…2000만명 찾은 '국민 안과' 됐죠"


1962년 서울 영등포에서 작은 안과 의원으로 시작한 김안과병원이 올해 개원 60주년을 맞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안과 전문병원으로 성장해 ‘국민 안과’에 이어 ‘안과 사관학교’란 명성도 얻었다. 지난 12일 열린 6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대전에서 귀경한 김희수 김안과병원 설립자 겸 이사장을 이날 병원 내 집무실에서 만나 김안과병원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물었다. 24시간 연중무휴로 진료하는 김안과병원은 이날도 이른 시간이었지만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60주년을 맞은 소회가 어떻습니까.

“지난 60년간 김안과병원을 다녀간 환자 수가 2000만 명을 넘었습니다. 계산해 보니 우리 국민 2.5명 중 한 명꼴로 김안과병원에서 진료받은 셈이더군요.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안과병원으로 자리잡은 만큼 글로벌 무대에서 메이요 클리닉 같은 세계적인 병원과 겨룰 수 있도록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입니다.”

▷최근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면서요.

“60주년을 맞아 ‘안과의 표준을 만들어가는 김안과병원’을 새로운 비전으로 정했습니다. 의료진 및 직원은 물론 환자들까지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 끝에 나온 목표입니다. 환자에게 꼭 필요하고 의료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병원이 되겠다는 다짐을 담았습니다.”

▷안과분야 의학상을 제정했습니다.

“안과 임상의학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제 호(號)인 명곡(明谷)을 딴 ‘김안과병원 명곡 임상의학상’을 제정해 이달 시상합니다. 대부분 의학상이 논문 중심으로 심사하는 데 비해 우리는 환자를 치료하고 수술하는 등의 임상의학 기여도를 높이 평가할 예정입니다.”

▷김안과병원이 배출한 인재도 꽤 되죠.

“1995년 안과 레지던트 수련병원으로 지정된 이후 여태까지 김안과병원을 거쳐 간 안과의사가 줄잡아 220명이 넘을 만큼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보람이 크겠습니다.

“김안과병원 출신의 수많은 의사가 전국에서 활발하게 환자를 진료하고 있죠. 해외 개발도상국 의사들이 김안과병원을 찾아 선진 의료기술을 배워갑니다.”

▷사실 병원의 시작은 미약했다면서요.

“1950년 연세대 의과대를 졸업한 뒤 미국 유학을 떠났어요. 뉴욕 세인트프란시스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일리노이주립대에서 안과대학원을 수료한 뒤 귀국했습니다. 대학교수 제의가 있었지만 거절했어요.”

▷이유가 뭔가요.

“미국에서 배워온 선진 의료기술을 현장에 도입해 환자들의 고통을 줄여주고 싶었거든요. 1962년 서울 영등포에 김안과의원을 작게 개원했고, 그것이 오늘날 김안과병원의 시초입니다.”

▷독특하게도 연중무휴로 진료합니다.

“당시만 해도 영등포 지역엔 철공소가 즐비해 눈을 다쳐서 온 환자가 많았습니다. 쇳가루 튀는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죠. 환자들이 당장 치료받지 못해 일을 못 하면 생계를 위협받을까봐 걱정돼서 병원 문을 늘 열어뒀습니다. 24시간 365일 연중무휴로 진료하는 ‘환자 중심주의’ 운영 기조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국내 최대 안과병원이 됐죠.

“맞습니다. 진료과목 세분화·전문화, 세계 최초의 망막병원 설립, 안연구소 설립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기존 병원과 차별화했습니다. 김안과병원은 의료진 및 수술실, 병상, 외래환자 수, 수술 건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국내 안과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연구개발 투자도 많이 했습니다.

“풍부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단 및 치료 수준을 높이기 위해 임상연구센터와 데이터센터를 설립했고요. 연구에 아낌없이 투자해 왔습니다.”

▷환자들이 대를 이어 찾아온다면서요.

“우리 병원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환자들이 3대를 이어 찾아온다고 하더군요. 김안과병원이 오늘날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환자들이 전폭적으로 우리 병원을 신뢰하고 따르기 때문입니다.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찾는 게 의료진의 기본 도리입니다.”

▷요즘 병원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듭니까.

“일부 의사는 환자의 질병보다 환자의 주머니에 더 관심이 많아 걱정됩니다. 의료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은 병원 운영에서 손 뗀 건가요.

“김안과병원은 현재 제 둘째 딸인 김용란 대표원장 등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병원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잘 그리고 있어요. 김 대표원장의 남편인 김성주 원장은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김안과다솜병원’ 원장을 맡고 있어요. 아들(김용하 씨)은 최근 건양대 총장에 취임했고, 셋째 딸(김용덕 교수)은 건양사이버대 부총장이에요.”

▷자녀들에게 일을 맡긴 이유가 뭔가요.

“지방대가 겪는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려면 설립자 가족이 전면에 나서 이끄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죠. 제 가족을 중심으로 의료진과 교수, 직원 등이 힘을 합쳐 제가 실천해 온 환자 중심의 병원, 학생 중심의 학교로 잘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믿습니다.”

▷뒤늦게 교육 사업에도 뛰어들었습니다.

“인생 전반기 30년을 의사로 살았고, 후반기 30년은 교육자로 살았습니다. 고향이 충남 논산인데요. 폐교 위기에 놓인 학교를 인수해 1980년 건양중을, 1983년 건양고를 개교했습니다. 1990년엔 건양대를 설립했고, 2000년엔 대전에 건양대병원을 개원했습니다. 애향심과 인재 육성에 대한 열망으로 후학 양성에 발 벗고 뛰어들었습니다.”

▷올해 95세인데 꽤 정정하십니다.

“돌이켜보니 공적인 일에 인생을 바쳐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성공을 이룬 만큼 보람과 기쁨도 커요. 하지만 삶에 대한 차분한 성찰과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마음 한쪽에 늘 있었습니다. 그래서 스포츠댄스와 요가, 하모니카, 오카리나, 장구, 골프, 서예, 그림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쉬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배우는 일은 참 재미있습니다. 취미 덕분에 선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저는 나이에 스스로의 한계를 국한시켜본 적이 없어요. 더 많이 배우고 사랑하려면 건강을 더 잘 챙겨야 합니다. ”

▷최근 인생 어록집을 발간했다면서요.

“그동안 살면서 몸으로 체득하며 깨달은 삶의 지혜를 소박한 그림과 함께 묶은 시화집 <나이를 먹어서야 시의 마음을 알게 되었네>를 출간했습니다. 부끄럽기 그지없으나, 구순을 넘은 노인이 신념을 갖고 한평생 해 온 일들과 그 과정에서 발견한 지혜가 우리 사회 젊은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요즘 많은 젊은이가 어렵다고 합니다.

“틈만 나면 칭찬해 주고 모두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주고 싶어요. 건양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이 ‘하면 된다니까! 그러니 우선 해봅시다’였어요.”

▷특별한 건강 관리법이 있나요.

“금연과 절주, 소식, 긍정적인 사고, 규칙적인 생활을 꼭 지킵니다. 아마 누구나 아는 내용일 텐데, 일상에서 매일 실천하는 게 중요합니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채소와 과일 위주로 식사합니다.”

▷일상도 궁금합니다.

“매일 1만 보 이상을 걷습니다. 가능한 한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오르내립니다. 매일 오후 9시에 취침하고 오전 5시에 기상합니다. 오늘도 새벽부터 김안과병원 곳곳을 돌며 의료시설을 점검하고 ‘잔소리’를 좀 했죠. (허허)”

■ 김희수 이사장은…

△1928년 충남 논산 출생
△1950년 연세대 의대 졸업
△1958년 미국 일리노이대 대학원 수료
△1962년 김안과의원 개원
△1980년 건양중 개교
△1983년 건양고 개교
△1990년 건양대 설립
△2000년 건양대병원 개원
△2001~2017년 건양대 총장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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