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前회장 징역 10년…아시아나 기내식 배임죄 공모 수사 '물살'

입력 2022-08-17 17:55   수정 2022-08-17 18:17

이 기사는 08월 17일 17:5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계열사 부당 지원과 수천억원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심에서 징역 10년 중형을 선고받았다. 박 전 회장이 금호기업(현 금호고속) 지원을 위해 게이트그룹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저가 매각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이에 따라 게이트그룹의 배임죄 공모 가담에 대한 검찰 수사도 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조용래)는 17일 공정거래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회장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결심 공판에서 구형한 것과 같은 형량이다. 박 전 회장은 보석이 취소되면서 이날 법정 구속됐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특수목적법인 금호기업을 설립, 그룹 지주사이자 아시아나항공 모회사인 금호산업(현 금호건설)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보고 지난해 5월 구속기소했다.

박 전 회장은 2015년 말 금호터미널 등 계열사 네 곳의 자금 3300억원을 인출해 금호산업 주식 인수대금으로 쓴 혐의를 받았다. 2016년 4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금호기업에 저가 매각하고, 이듬해 4월까지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 9곳을 동원해 금호기업에 1306억원을 담보 없이 싼 이자로 부당 지원한 혐의도 있다.

이번 재판에선 스위스게이트 그룹이 금호기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00억원어치를 무이자 인수해준 대가로 박 전 회장이 게이트그룹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1333억원에 저가 매각한 배임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박 회장은 게이트그룹 측에 기내식사업을 통한 30년간의 순이익을 보장해 준 것이 드러나 논란에 서기도 했다.

업계에선 배임죄에 대한 게이트그룹의 공모 혐의로 수사 범위가 넓혀질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월 게이트그룹 측을 상대로 기내식 공급 계약 무효 확인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자비에르 로시뇰 전 게이트그룹 회장과 얀 피시 전 게이트그룹 아시아태평양 사장 등 주요 경영진 4명을 금호그룹 경영진 배임혐의와 연계된 공범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한 바 있다. 검찰은 얀 피시 사장 등 게이트그룹 임직원들에 대해 박 회장의 형사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청했지만 불발된 바 있다.

박 회장의 유죄 판결로 아시아나항공 측은 게이트 그룹 간에 체결된 기내식 계약이 배임에 따른 불법계약인 만큼 민법상 무효라는 주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게이트고메측이 적극 가담한 정황이 확인된다면 게이트고메 측 역시 배임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아 기내식공급계약의 효력 자체가 부인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게이트그룹의 지분 50%를 보유한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도 이번 판결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테마섹은 수익률 이상으로 투자회사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표에 신경 쓰고 있다”며 “주요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임원이 형사고소 대상이 된 상태에서 그 거래의 상대방인 박 회장의 유죄 판결이 나온 이상 테마섹 내에서도 파장을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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