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발(發) 대형마트의 '초저가 치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원을 돌파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치킨'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다.
이마트는 오는 24일까지 한 주간 '(9호)후라이드치킨'을 한 마리당 5980원에 판매하는 등 '국민 외식 메뉴' 행사를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9호)후라이드치킨은 이마트가 지난달부터 선보인 1통 9980원짜리 '5분 치킨'과 같은 크기의 생닭을 원료로 사용한 제품이라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한시적이긴 하지만 기존 제품보다 4000원 저렴하게 책정한 6000원 이하 치킨을 판매하고 나선 것이다. 해당 제품은 점포당 하루 50∼100마리씩 오후에 두 차례 나눠 판매한다. 1인당 한 마리만 구입할 수 있게 했다.
이마트는 한 주간 6만마리 분량을 준비했다. '5분 치킨'의 한 달 치 판매 물량(5만마리)보다도 더 많다.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반영한 조치다. 이마트가 5분 치킨을 선보인 후 7월 즉석식품 부문인 델리 치킨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늘어났다. 이마트는 지난달 14일부터 2주간 가격을 3000원 낮춰 6980원에 판매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달 방학과 휴가철이 시작되는 시점에 치킨 행사를 진행해 고객들 호응이 컸다"며 "이번 후라이드치킨은 매장에서 구매 후 집에서 먹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최상의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6월30일 홈플러스가 출시한 한 마리 6990원의 '당당치킨'은 이달 10일까지 32만마리 넘게 판매됐다.
하루에 매장별로 30∼50마리씩 한정 판매하면서 일부 점포에선 치킨 진열 시간에 맞춰 줄을 서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홈플러스가 광복절에 행사 가격으로 5000마리를 5990원에 판매하자 점포마다 5분여 만에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 17일까지 한 주간 '한통 치킨'을 행사카드로 결제 시 반값인 88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치킨은 올 들어 많이 오른 외식 메뉴 중 하나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외식 물가는 전년 동기보다 8.4% 올랐는데, 치킨(11.4%)은 10% 넘게 뛰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1992년 10월(8.8%) 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함께 지난해부터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현실화한 여파다.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교촌치킨이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bhc치킨, bbq도 제품 가격을 1000~2000원씩 올렸다. 이에 따라 3대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표 메뉴는 모두 마리당 2만원대에 진입했다. 배달 어플리케이션(앱) 등에 지불하는 배달비를 제외해도 치킨 한 마리에 2만원 이상 줘야 하자 소비자들이 가성비가 우수한 마트 치킨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