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도 野도 비정상 '비대위'…뒷전으로 밀리는 경제 입법

입력 2022-08-18 17:17   수정 2022-08-19 08:00

지금 정치판을 돌아보면 비정상, 비상식이라는 평가부터 내리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재·보선과 대선, 지방선거에 연패한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은 그렇다 쳐도, 민의를 수렴해 이긴 집권 여당 국민의힘까지 비대위를 꾸린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간 싸움이 지난 1년 내내 지겹도록 이어지면서 여권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주범이 됐다. 온갖 조롱 메시지로 대통령과 윤핵관을 공격하던 이 전 대표는 비대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이어 본안 소송까지 제기했다. 어느 쪽으로 결론 나든 당은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집권 여당이 정치력 부재로 법원에 운명이 맡겨진 애처로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갈등을 조정할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 정부 주요 정책을 입법으로 뒷받침하고, 대통령과 내각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든든한 방어막이 돼야 하는 게 집권 여당의 역할인데 뒤로 숨기 급급한 지경이다.

제1야당 내분도 이에 못지 않다. 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난데없이 당헌 80조 1항(당직자 기소 시 직무 정지)을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직무 정지’로 수정하기로 했다가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재명 의원을 위한 ‘방탄용 위인설법(爲人設法)’이라는 비판이 거세자 ‘꼼수’를 동원해 기소된 당직자도 직을 유지하는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민주당이 야당이던 2015년 이 조항을 만들어 놓고 ‘야당 침탈 루트’라고 주장하니 어이가 없다. 지도부 선출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에 맥이 빠진 데다 ‘방탄’ 논란만 무성한 채 비전과 혁신은 찾기 힘들다.

여야 모두 ‘내 코가 석 자’이다 보니 지난 16일부터 8월 임시국회가 시작됐지만 현안 법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렸다. 이대로면 정기국회 사정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회에서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법안이 한둘이 아니다. 법인세율 인하와 종합부동산세 기본 공제액을 14억원으로 늘리고 일시적 2주택, 지방 저가주택, 상속주택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 등의 세제 개편 관련 법안이 대표적이다. 종부세법 개정의 경우 9월 중 1주택자 과세특례 신청을 해야 하고, 안내문 발송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이달 중 처리하지 않으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

국회 연금개혁특위는 구성만 해놓고 일절 진전이 없다. 여야 모두 집안싸움에만 정신이 팔려 있을 때가 아니다. 국회 본연의 임무를 방기하면서 ‘민생’은 입에 담지도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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