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돌수록 쌓이는 情…우리네 유쾌한 '돈'병상련 이야기

입력 2022-08-18 23:17   수정 2022-08-19 00:30


설날 아침, 한 부부가 시부모님께 드릴 ‘명절 용돈’을 뽑지 못해 난처해한다. 그러다 시부모님이 손주에게 건넨 세뱃돈을 몰래 빼내 봉투 안에 넣는다. 그런데 이 돈은 모두 1000원권이었다. 봉투를 열어보고 황당해하는 시부모님. 하지만 부부는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요즘 현금 안 쓰시잖아요. 계좌로 입금해 드렸어요.” 현금을 인출하지 못한 위기 상황을 계좌이체로 자연스럽게 모면한 것이다. 남편은 위트 있게 행동한 아내에게 “사랑해”라고 한다. 그러자 아내는 나지막이 말한다. “조용히 해라. 급히 보내느라 ‘0’ 하나 더 붙였다.”

장재원 감독이 ‘제8회 신한 29초영화제’에 출품한 영상 ‘뫼비우스의 돈’의 줄거리다. 이 작품은 18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했다. 세뱃돈에 담긴 가족 간 유대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영화제는 신한금융그룹과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하고 29초영화제사무국이 주관했다. 주제는 ‘나는 요즘 [ ]가 땡겨요’와 ‘29초 안에 돈으로 웃겨라’ 등 2개였다. 일상에서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에 관한 얘기를 자유롭게 풀어내거나 돈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방식이었다. 공모는 5월 23일부터 지난달 5일까지 진행됐다. 일반부 508편, 청소년부 96편, 홍보·NG·메이킹필름 12편 등 총 616편의 작품이 올랐다. 이 가운데 14편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청소년부 대상은 매향여자정보고 안서연, 강보경 감독의 ‘나는 [이름]이 땡겨요’가 차지했다. 내용은 이렇다. 한 여학생은 하루 종일 다양한 호칭으로 불린다. 반장, 14번, 116번 손님, 딸 등이다. 그런데 정작 여학생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없다.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이 하나 없다는 사실에 허전함을 느낀다. 그런데 저 멀리서 “보경아”라며 친구가 다가온다. 그러자 그는 활짝 웃어 보인다. 여러 호칭으로 불리지만 정작 이름으로 불릴 일이 많지 않은 현대인의 모습을 잘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나는 요즘 [마침내 휴식]이 땡겨요’의 김용민 감독에게 돌아갔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형형색색의 쫄쫄이 의상을 입고 마스크를 쓴 히어로들이 코로나19와 싸운다. 그러다 이들에게 지령을 내리던 박사로부터 연락이 온다. “방역 레인저, 드디어 일상이 회복되었네. 다 자네들 덕이야.”

그러자 히어로는 안심하고 마스크를 벗는다. 그 순간 화면이 전환돼 병원을 비춘다. 열심히 싸우고 있던 히어로가 사실은 의사였던 것. 그는 “마침내 휴식이군요”라며 환히 웃는다. 이 작품은 모두가 바라는 코로나19 종식의 순간을 공상과학(SF)영화 느낌으로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의료진의 노고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림연예예술고 최연지 감독의 ‘나는 요즘 효도…가 땡겨요’는 청소년부 최우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두 여학생이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러던 중 한 학생에게 아르바이트비가 들어온다. 그는 기뻐하며 친구에게 예전에 말했던 게임기를 팔라고 한다. 그렇게 둘만의 거래가 성사되는 순간, 황당한 일이 일어난다. 친구에게 송금하려던 돈을 실수로 엄마에게 보낸 것. 곧 엄마에게서 “딸 고마워”란 문자가 온다. 친구는 “이참에 효도한 셈 치라”며 위로한다. 이 작품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송금 실수를 효도와 엮어 재미있게 풀어냈다.

이날 시상식엔 수상자와 가족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시상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김정호 한국경제신문 사장 등이 맡았다. ‘한숨’ ‘Rose’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이하이도 참석해 축하 공연을 펼쳤다. 일반부 대상 1500만원을 포함해 총 3700만원이 상금으로 수여됐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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