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것도 서러운데, 보험금까지 줄어든다고?" 날벼락 [김수현의 보험떠먹기]

입력 2022-08-20 07:00   수정 2022-08-20 17:04


#. 40대 이모씨는 지난해 남편의 사업이 기울면서 보험료는 물론 월 생활비를 감당하기도 버거웠습니다. 이씨는 결국 전업주부의 삶을 버리고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올해 들어 가계 사정이 조금 나아지자 보험료 미납으로 실효된 운전자보험의 부활부터 청구했습니다. 출근길에 후방 추돌 사고를 당한 것을 계기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진 탓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씨는 보험사로부터 예상치 못한 답변을 듣게 됐습니다. 보험사에서 일부 특약의 보장금액을 축소해야만 부활 계약 청구에 승낙해줄 수 있다는 겁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보험사가 통보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이전과 동일한 보험료를 내면서도 사고 시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줄어든다는 겁니다. 계약 실효 기간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통원 치료를 받은 게 보장금액 축소의 이유였습니다. 이씨는 억울했습니다. 후방 추돌 사고로 타인에 100% 과실이 인정된 사안임에도 자신의 보험 계약 조건이 불리하게 조정됐기 때문입니다.

보험 실효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정해진 납입 기간 일정한 보험료를 내지 못해 약관에 따라 효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험 효력 상실은 통상 보험료가 2개월 이상 밀렸을 때 발생합니다. 이때 보험사는 보험계약자에 보험료 납입 최고(독촉) 기간에 대해 안내하게 됩니다. 해당 기한 내 연체 보험료가 납입되지 않을 경우 계약은 익일부터 실효됩니다. 일반적으로 보험료 납입 최고 기간은 14일로 설정됐습니다.

납입 최고 기간 내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사는 보험 약관에 따른 보상을 진행해야 하지만, 효력이 상실된 이후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보험계약자에 대한 어떠한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때 보험계약자가 다시 보험 계약을 정상화하기 위해 밀린 보험료와 연체 이자를 납입하는 것을 보험 계약 부활이라고 합니다. 단, 보험 계약 부활 청구는 보험계약자가 해지환급금을 받지 않았을 때 유효합니다.

보험료 납입 연체로 효력이 상실된 날로부터 3년 내 보험 계약 부활 청구가 가능합니다. 이를 경과한 시점에서는 보험 부활을 요구할 권리 자체가 소멸해 해지환급금만 수령할 수 있습니다. 부활 계약 또한 보험 계약 체결과 같은 절차에 따르기 때문에 보험계약자는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준수해야 합니다. 또 보험계약자가 계약 부활 청구를 했더라도 보험사의 승낙이 수반돼야만 계약이 체결될 수 있습니다.

보험사가 피보험자의 현재 상태가 계약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승낙을 거절하거나 특정 조건을 추가 적용해 승낙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특정 조건이란 보험 가입금액을 제한하거나 일부 보장을 제외하는 경우, 보험금을 삭감하거나 보험료 할증이 붙는 경우 등을 포함합니다. 보험 계약 부활의 승인 여부는 온전히 각 보험사 내부 인수기준에 의해 결정됩니다.

따라서 위 사례처럼 보험사가 실효 기간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치료를 받았단 사실을 들어 보험 계약 부활 승낙 조건으로 일부 특약의 가입금액 감액을 제시한 것은 내부 인수기준에 의한 조치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운전자보험의 인수기준으로는 피보험자가 운전하는 차량의 용도 및 차종, 피보험자의 건강 상태 등이 반영됩니다. 통상 운전자보험의 인수기준으로 교통사고 과실 유무가 제시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교통사고 발생 시 자신의 과실이 없더라도 특정 치료 이력이 남아있다면 보험사로부터 일부 특약의 보장금액 축소 조건을 요구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때 계약 중 일부 보장금액이 감액되었음에도 보험계약자가 내야 할 보험료가 줄지 않습니다. 이는 해당 운전자보험이 월 보험료를 동일하게 구성하고 보장내용에 따라 적립보험료를 다르게 적용하는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담보 및 가입금액에 의해 해지 또는 만기 환급금의 재원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입금액 감소에 따라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재원을 의미하는 보장보험료의 감소분이 적립보험료로 전환되기 때문에 전체 보험료가 이전과 같은 것입니다. 쉽게 말해 일부 보장금액이 줄어들어도 보험료가 이전과 동일한 것은 사고 시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줄어드나, 축소된 만큼 해지 또는 만기 시 환급금이 커지는 식으로 구성된 상품인 겁니다.

따라서 보장내용에 따른 적립보험료, 보장보험료를 확인하는 것을 토대로 기존 보험 상품의 부활을 청구하는 것이 유리할지, 아예 새로운 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이득일지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15년 이상 된 보험 상품이라면 일반적으로 보장 범위가 더 넓게 설정됐을 가능성이 큰 만큼 가입 시기에 따라 부활 청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보험 상품의 경우 과거에 설계된 사안에 더 많은 보장내용이 포함된 사례가 많다. 이 경우 새로운 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것보다 기존 계약 부활 청구를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며 "부활 청구에 따른 내부 인수기준이 보험사별로 다른 점은 보험계약자가 염두에 둬야 할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위 내용은 특정 사례에 따른 것으로, 실제 민원에 대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여부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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