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엔 안 그랬는데…" 잘 나가던 속초 아파트에 무슨 일이

입력 2022-08-24 07:12   수정 2022-08-24 11:16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도 연일 승승장구하던 강원도 청약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비규제지역인 강원도는 대출과 청약, 세제 등에서 유리한 데다 ‘세컨드 하우스’ 열풍까지 더해져 청약시장이 뜨거웠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대출 금리가 오르고 집값 하락 기대감이 확산하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침체 분위기가 강원도까지 번지고 있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원주시 원동에 지어지는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원주'는 전날 756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2195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9대 1을 기록했다. 전용 84㎡B는 해당 지역에서 36가구가 미달해 기타지역으로 순번이 넘어가기도 했다.

지난 2일 1순위 청약받은 속초시 장사동 '속초 헤리엇 THE 228'는 214가구 모집에 180명이 도전해 대부분 평형대에서 미달이 났다. 올해 들어 강원도에서 분양한 단지 중 미달이 발생한 단지는 이곳이 처음이다.

불과 한 달 새 청약 시장 분위기가 급속도로 식은 것이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원주시 무실동 '제일풍경채 원주 무실'은 823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서 2만8873명이 몰리면서 35.08대 1을, 춘천시 온의동 '춘천 삼부르네상스 더테라스'는 1순위 청약에서 66가구 모집에 3075명이 도전해 46.59대 1을 기록, 일부 면적에선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강원도는 전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도 이른바 '불장'이라고 불릴 만큼 청약 성적이 우수했다. 강원도 부동산 시장이 꿈틀댄 배경엔 교통망 확충이 있다.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이후 수도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강릉, 속초, 양양 등의 지역을 하나로 잇는 동해선 단절구간이 착공했다. 춘천과 속초를 연결하는 동서고속화철도도 오는 10월 착공할 예정이다.

비규제지역인 점도 한몫했다. 비규제지역에선 대출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최대 70%까지 적용된다. 비과세를 위한 거주 의무(12억 초과 시 불가), 2주택 취득세 중과도 배제된다. 청약에선 만 19세 이상이면 가구주·가구원, 유·무주택자 상관없이 청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부동산 시장 한파가 강원도 시장을 덮쳤다. 대출 금리가 빠르게 치솟자 예비 청약자들 이자 부담이 커졌다. 집값이 고점을 찍고 조정받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분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세 차익도 줄었다. 청약에 나설 유인이 없는 것이다.

한 분양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청약시장이 침체에 접어들 때 모습과 유사하다. 청약 경쟁률은 꽤 높게 나와 시장 분위기가 괜찮은 것으로 보이지만, 막상 계약을 진행하면 계약률이 예상한 것보다 나오질 않는다"고 했다.


강원도 분양시장도 약세장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단 설명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 연구원은 "강원도 분양시장 역시 경기침체, 금리 인상 우려 등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외지 투자자들이 많았던 지역인만큼 이들이 빠져나가면서 집값, 청약 성적 등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강원도 분양시장이 식고 있는 것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 1일 발표한 '2022년 2분기 민간아파트 초기 분양률 동향'에 따르면 강원도 초기 분양률은 64.6%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90%)보다 25.4% 하락했다. 전국 평균 87.7%보다 23.1%포인트 낮다.

지난해 4분기 100%를 기록했던 강원도 초기 분양률은 올해 들어 지난 1분기 96.2%로 주춤하더니 2분기 들어 1개 분기 만에 31.6%가 내렸다. 대구 하락률(34.1%)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집값도 하락 반전했다. 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5일) 기준 강원도 집값은 0.02% 내렸다. 2020년 4월 넷째 주(27일) 이후 119주 만에 하락한 것이다. 춘천(-0.08%), 원주(-0.05%), 태백(-0.04%) 등이 하락했고, 속초가 보합을 기록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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