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원전 전력망 일시 차단…"푸틴의 러시안 룰렛" 비난

입력 2022-08-26 15:01   수정 2022-09-25 00:01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가 25일(현지시간) 일시적으로 전력망에서 완전 차단됐다. 원전 인근에서 포격에 따른 화재가 발생하면서 마지막 송전선까지 훼손된 여파다. 1986년 발생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악몽이 재림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자포리자 원전 인근의 야산에서 화재가 일어나면서 원전과 외부를 연결하던 마지막 송전선이 훼손됐다. 자포리자 원전의 송전선은 총 4개인데 이미 3개는 전쟁 중 훼손된 상태였다. 마지막 송전선에까지 문제가 생기면서 가동 중이던 원자로 2기와 우크라이나 전력망 연결이 차단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이 전력망에서 완전히 차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화재의 원인이 상대방의 공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포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예비 디젤 발전기가 즉각 가동해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참사를 면했다며 “러시아가 유럽을 방사능 재앙 한 발짝 앞으로 몰아붙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원자로 냉각을 위한 전력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원전사고의 원인이 되는 멜트다운(원자로 노심용융)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폴 브래컨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현 상황을 러시안 룰렛에 비유하며 “러시아가 유럽 전역을 협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군은 지난 3월부터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하고 있다. 러시아 군이 자포리자 원전에서 일하는 우크라이나 근로자들을 구금하는 등 압박하면서 인력들이 줄지어 이탈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군의 공격 때문에 이번 화재가 일어나 마지막 송전선이 훼손됐다고 반박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프랑스24와의 인터뷰에서 최대한 빨리 자포리자에 가서 상황을 확인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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