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열풍에…돌아온 '아메리칸 캐주얼'

입력 2022-09-05 16:57   수정 2022-09-06 01:01

미국풍 캐주얼 패션을 뜻하는 ‘아메리칸 캐주얼’이 10여 년 만에 아시아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아메리칸 캐주얼을 대표하는 ‘폴로 랄프로렌’(사진)의 분기 매출은 올해 들어 한국, 일본 등에서 30%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아메리칸 캐주얼을 표방하는 국내 브랜드도 덩달아 주목받는 모양새다. 이랜드의 ‘후아유’는 최근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아지면서 면세점에 속속 입점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2010년 무렵부터 인기가 식어 10여 년간 소비자들 관심에서 멀어졌던 캐주얼 패션의 흐름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랄프로렌, 아시아서 ‘대박’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랄프로렌 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3838억원으로 전년(2749억원)에 비해 39.6% 불어났다. 랄프로렌은 중국 시장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 등의 여파로 올해 1분기 매출이 약 10% 감소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서 30% 이상 증가해 중국에서의 부진을 상쇄했다. 아시아 시장의 평균 매출 증가율은 15.9%다.

랄프로렌은 중국 시장이 활짝 열릴 시기를 대비해 한국을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따라 지난달에는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한 지 6년 만에 온라인 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랄프로렌으로 대표되는 미국풍 캐주얼 패션은 심플하면서도 실용적인 것이 특징이다. 단정한 옥스퍼드셔츠(칼라를 고정하는 버튼이 달린 캐주얼한 셔츠)와 반소매 피케셔츠(목 부분이 트이고 단추가 달린 스포티한 셔츠) 등이 대표적인 아메리칸 캐주얼 스타일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레트로(복고) 패션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국내에서도 미국풍 캐주얼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했다.
10년 만에 돌아온 미국풍 캐주얼
아메리칸 캐주얼은 지난 10여 년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2010년부터 시작된 캐주얼 패션 시장의 불황을 견디지 못했다.

랄프로렌은 2016년 한국과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시장에서 대거 사업을 접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했다. 또 다른 미국 캐주얼 브랜드들인 ‘아베크롬비’와 ‘갭’, ‘아메리칸이글’ 등도 2017년께 일제히 구조조정을 했다. 그 빈자리는 유니클로, 자라, H&M 등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가 채웠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전후로 최근 2~3년 새 분위기가 달라졌다. 레트로 패션이 유행하면서다. 해외도 그렇지만 국내에서도 패션 회사들이 미국풍 캐주얼 의류에 대한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는 추세다.

LF의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는 피케셔츠인 ‘아이코닉 카라 티셔츠’에 대한 대규모 이벤트를 지난 5월 중순부터 펼치고 있다. 첫 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0% 급증한 것을 비롯해 준비한 물량이 선보이는 족족 완판되고 있다.
대응 나선 패션업계
국내 패션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후아유는 캐주얼 의류 인기를 등에 업고 중국에 직접 진출할 계획이다. 후아유는 2000년에 태어난 이랜드의 캐주얼 브랜드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서울 명동 매장을 철수하는 등 위기를 겪었으나 최근 중국과 한국 등에서 캐주얼 열풍이 불면서 중국 직진출을 준비 중이다.

후아유는 국내 면세점에서 F&F의 ‘MLB’와 APR의 ‘널디’에 이어 판매 순위 상위권을 놓고 치열하게 다툴 정도로 중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중국 바이어들이 국내 매장을 돌며 상품을 사들이고 있다”며 “랄프로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 디자인이 비슷해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550억원의 매출을 올린 후아유는 올해 전년 대비 45%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 LF의 헤지스 등도 미국풍 캐주얼 유행의 긍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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