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영의 마케팅 이야기] '비욘세, 스티비 원더'와 문화마케팅

입력 2022-09-06 17:23   수정 2022-09-07 01:03


문화마케팅은 기업이 문화예술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함으로써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고 브랜드를 차별화하는 행위다. 현대카드의 슈퍼콘서트는 문화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현대카드는 화제성이 높은 공연을 매개로 자사의 인지도와 이미지를 제고하는 동시에 고객에게 할인 혜택과 초청권을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문화에 관심 있는 고객을 유입하고 충성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한경 CMO 인사이트의 마케팅 케이스 스터디(사례 분석)가 현대카드의 슈퍼콘서트를 분석했다. 현대카드는 2001년 현대자동차가 인수할 당시만 해도 ‘워크아웃’ 단계에 놓인, 브랜드 가치로든 시장점유율로든 업계 최하위 카드사였다. 하지만 작년 기준 신용판매 시장 점유율이 16.9%로 껑충 뛰었다. KB국민카드를 제치고 카드업계 3위로 올라선 것이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총 26회
슈퍼콘서트는 현대카드의 인지도를 업계 최하위에서 3위로 끌어올린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현대카드는 2007년부터 총 26차례의 슈퍼콘서트를 열었다. 비욘세(2007년), 스티비 원더(2010년), 폴 매카트니(2015년), 콜드플레이(2017년) 등 누구나 알 만한 아티스트들의 콘서트가 펼쳐졌다. 지난달에는 미국 톱가수 빌리 아일리시(20)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6 빌리 아일리시’ 공연을 했다.

슈퍼콘서트는 정태영 부회장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음악계 레전드 아티스트들의 공연에 현대카드 브랜드가 들어가면 독보적인 브랜드로 재탄생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판단한 것이다.

현대카드는 비욘세에게 승부를 걸었다. 비욘세를 섭외하기 위해 “티켓을 다 팔 때까지 마케팅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공연업계에서는 드물게 TV 광고를 제안했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광고로 티켓 파워가 없던 한국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윈윈’ 제안이 먹혀들었다고 한다. 예매가 열린 후 마감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분이었다.

2010년 ‘가수 중의 가수’ 스티비 원더를 끌어들이면서 슈퍼콘서트는 그 자체로 ‘네임드’가 됐다. ‘스티비 원더가 참석한 공연’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 다른 아티스트에게 어필하는 효과가 커졌다.
정태영 부회장이 키운 브랜드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카드는 슈퍼콘서트를 마케팅 수단으로 보지 않는다. 문화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지만, “브랜드는 철저히 마케팅과 분리돼야 한다”는 정 부회장의 철학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콘서트로 얻은 마케팅 효과에 대해 수치상으로 보고받은 적도, 물어본 적도 없다고 한다. 예매를 시작한 지 몇 초 만에 매진이 됐는가, 관중은 얼마나 왔는가 정도만 파악한다고 한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 부회장이 슈퍼콘서트로 얻은 마케팅 효과를 보고받지도, 물어보지도 않는 등 단기 성과에 급급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 더 오래도록 큰 성과를 만들어내는 요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어느 조직에서든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제발 나의 재임 기간에(핌투, PIMTOO)’ 성과가 나기를 원하기 마련이지만 정 부회장은 달랐다는 설명이다.

천성용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문화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일회성 이벤트 경험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마케터들이 문화마케팅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결국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와 ‘연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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