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하루 1시간 절감…GTX는 경기도민 희망 될 수 있을까

입력 2022-09-12 04:00   수정 2022-09-12 08:37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출퇴근 1시간의 여유 GTX(수도권광역급행열차) 플러스' 토론회가 열었다. GTX 플러스(+)란 수도권 주민의 민선 8기 핵심 공약으로 현재 건설·계획중인 GTX A·B·C를 더욱 연장하고 추가로 D·E·F를 신설해 GTX 노선을 도내 전역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난 대선 공약을 이 지사가 이어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당시 "GTX로 수도권을 30분내에 연결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토론회에는 60여명의 여야 국회의원들이 공동 추최자로 이름을 올렸다. 토론회 자료집은 160페이지 가량이었는데 이 중 120페이지가 의원들의 축사로 찰 정도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말고도 국민의힘에선 노용호, 송석준, 유의동, 정찬민, 최춘식, 한기호 의원이 축사를 했고,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축사도 자료집에 담겼다.

김 지사는 "인구 절반 이상인 2600만명이 거주하는 수도권 주민들은 '지옥철'이라고 불라는 전철과 입석이 금지된 광역버스를 타며 하루 81분을 출퇴근에 보내고 있다"며 "대중교통이 고통이 된 사람들에게 GTX는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깔자'는 덴 이견 없어…여야 국회의원 총출동
GTX 플러스에서 A·B·C 노선의 핵심은 기존 계획안을 연장하는 것이다. A노선은 동탄에서 평택, GTX-B는 마석에서 가평, C의 북부 구간은 동두천까지, 남부 구간은 병점·오산·평택까지 연장하겠다는 것이 주요 구상이다. D·E·F는 '신설'에 방점이 찍혀 있다. D노선은 김포~부천~강남~하남~팔당을 잇고, E노선은 인천~시흥·광명신도시~서울~구리~포천을 연결한다. 파주~삼송~서울~위례~광주~이천~여주를 잇는 GTX-F를 신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기도를 급행열차로 둘러싸자는 게 골자다.

여기에는 이견도 작지 않다. 노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에서 "윤석열 정부는 강원 지역 교통망 개선 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고, GTX-B 노선의 '춘천 연장'을 추진 중"이라며 "춘천은 수도권 광역철도의 설치 기준은 충족하지 못했지만, 최근 대도시권 권역별 중심지 반경 기준인 '40㎞'가 삭제돼 (춘천) 연장선에 대한 물꼬를 텄다"고 했다. 비례대표인 노 의원이 향후 고향인 강원지역의 지역구 출마를 계획하는 가운데, GTX-B노선의을 가평까지 연장하는 것을 넘어 춘천까지 이어야 한다는 주장을 나타낸 것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고양시가 있는 경기 북부지역의 통근 시간은 10분이 더 길고, 교통비용은 2배가 많았다"며 "GTX는 도민의 교통불평등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교통대책"이라고 말했다. 교통 수송을 기본 이동권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GTX 플러스 공약은 수도권 주민에게 관심이 높고 정치인들의 이목도 쏠리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출퇴근 할인해주는 최고시속 200km 철도
박경철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GTX 현재와 미래'라는 발제에서 "경기도의 철도 서비스는 런던, 파리, 도쿄 등 도시 광역권과 서울과 비교해 인구대비, 면적대비 매우 부족하다"고 소개했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교통 분담률은 65.6%다. 24.0%은 버스가 41.6%철도가 담당하고 있다. 반대로 경기도의 대중교통의 교통 분담률은 38.0%으로 자차 이용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버스가 25.7%를, 철도가 12.3%를 차지한다.

GTX가 들어서면 경기도민은 최적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도로의 정체율은 해소되고, 최대 200km을 내는 속도로 인해 출퇴근 편의는 대폭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 연구위원은 속도, 편의성 등을 감안할 때 GTX의 요금을 기존 도시철도의 2.4배, 광역버스의 1.4배 수준이 적정하다고 설명했다. 킨텍스와 삼성역을 잇는 GTX-A 구간(37km)을 이용하면 요금은 약 4350원으로 전망할 수 있다.

하지만 배차 간격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역사 조성에 대한 비용 등은 고민일 수 밖에 없다. 서울시가 광화문 GTX 역사를 추진하려다 재정 부담에 결국 포기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박 연구위원은 "애초에 재정지원을 할 생각이 없다면 민자로 추진해선 안된다"며 "출퇴근 직장인에 대한 할인 등 합리적 가격도 필수"라고 했다.
자칫하면 산으로 갈 GTX '협치가 해법'
이어 발제자로 나선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GTX 플러스는 올림픽 장애물 달리기 처럼 난관을 넘어 빠르게 추진돼야 한다"며 "길이, 노선, 간격 등에 대한 지역 민원에 대한 효과적 대응이 어렵다는 게 최고 난점"이라고 말했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GTX A~C 사업에선 추가 정차역 요구가 빗발쳤고, 설계 반영 여부를 놓고 지역 주민간 첨예한 갈등도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무분별하게 추가 정차역을 짓다간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KTX 역의 재편이 될 가능성도 있다.

플러스가 꼭 GTX역 신설을 의미하는 건 아닐 수도 있다. 유 교수는 "A, B, C 서비스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플러스(+)가 고려돼야한다"며 "급행이 아닌 기존 도시, 광역철도 서비스와 상충을 고려하는 면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철도 건설에 들어가는 막대한 재정과 이후의 운영 적자도 고려해야할 과제다. 유 교수는 계획 중인 GTX 플러스가 모두 추진될때 총 18조40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R+P(rail + property development)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유 교수는 "프랑스, 홍콩 등에선 철도와 역세권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는 R+P가 철도 개발의 기본임에도 아직 국내에선 제대로 실행된 적이 없다"고 했다. 다행히 신안산선 영등포역과 GTX-C 창동역 등이 R+P 방식으로 개발될 전망이다.

유 교수는 "GTX 플러스와 관련된 문제를 풀려면 중앙정부와 국회의 도움이 불가피하다"며 "전문가와 지자체, 시민 모두의 컨센서스를 이뤄내는 협치가 GTX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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