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의 필수 인프라"…활짝 열리는 '기업 전용 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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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9-12 16:26   수정 2022-09-12 16:27

"디지털 전환의 필수 인프라"…활짝 열리는 '기업 전용 5G'

국내 대기업이 5G 특화망 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초고속·저지연 네트워크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로 부각되고 있는 모양새다.

5G 특화망은 최첨단 건물, 스마트공장 등 특정 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5세대 이동통신(5G)망이다. 국내에선 ‘이음 5G’라고도 불린다. 통신 3사의 공용 5G망보다 더 빠르고 안정적이다. 교통·물류·발전·의료·조선·항만 등 산업 전 분야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산업 전 분야에서 수요 커져
5G 특화망 사업을 하려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심사를 거쳐 ‘5G 특화망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기존 통신사는 5G 특화망 사업을 할 수 없다. 서비스가 시작된 올초부터 현재까지 네이버클라우드, LG CNS, SK네트웍스서비스 등 다섯 곳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달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도 추가로 5G 특화망 기간통신사업자 신청서를 과기정통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승인’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 사옥 등에 스마트 오피스·연구개발(R&D) 시설을 구축하고 고객사의 지능형 공장, 인공지능(AI) 물류센터 등을 고도화하는 데 5G 특화망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교통·물류·발전·의료·조선 등 글로벌 산업 전 분야에서 5G 특화망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카카오뿐만 아니라 삼성 등 다른 대기업도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삼성의 5G 특화망 사업 진출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열린 5G 특화망 간담회에 참석한 삼성SDS 관계자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직접 진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해외에선 대학 캠퍼스에도 구축
5G 특화망은 공용 5G와 달리 4.7㎓와 28㎓ 주파수를 쓴다. 도달 범위는 상대적으로 좁지만 공용 5G보다 더 빠르고 안정성이 높다. 디지털 전환 관련 필수 인프라로 꼽히며 수요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세계 5G 특화망 시장 규모가 지난해 13억7560만달러(약 1조8800억원)에서 2028년 142억8496만달러(약 19조4000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 현재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스마트 공장·오피스, 인공지능(AI)·자율주행 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5G 특화망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예컨대 LG CNS는 5G 특화망을 통해 LG이노텍의 구미2공장을 AI로 불량을 잡아내고 무인 로봇이 움직이는 스마트 공장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첨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3년 전부터 5G 특화망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독일은 2019년 11월부터 5G 특화망을 도입했다. 연방통신청은 기업들이 3.7~3.8㎓, 26㎓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망을 구축하는 ‘로컬 5G’를 허용했다.

현재 120개 넘는 독일 기업이 5G 특화망을 쓰고 있다. 비행기 격납고 등에 5G 특화망을 구축한 항공사 루프트한자가 대표적이다. 대용량 데이터 전달이 가능한 5G 특화망의 장점을 통해 증강현실(AR)로 비행기 설계도를 내려받고 사전 점검하는 데 활용한다. 자동차 전자장비 등을 생산하는 보쉬는 2020년 8월 반도체 공장에 5G 특화망을 구축했다. 무인 이동로봇(AGV)을 활용하고 제조설비를 자동화한 ‘스마트 공장’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일본도 2019년 말부터 5G 특화망 산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일본 대표 IT 기업 후지쓰는 2021년 3월 오야마 공장의 자동물류 시설을 고도화하는 데 5G 특화망을 투입했다. 5G 특화망을 바탕으로 대용량 이미지·영상의 고속 전송이 필요한 ‘AI 작업 이미지 검수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일본 학계에서도 관심이 크다. 도쿄도립대는 캠퍼스 두 곳에 로컬 5G를 운영할 계획이다. 온라인 강의나 드론, 로봇, 자율주행차량 연구시설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영국에선 리버풀 지역의 5G 특화망 사업이 인상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리버풀시는 2018년 3월 켄싱턴 지역에 특화망을 구축하고 주민 복지를 증진하는 데 활용했다. 고령자의 낙상 또는 급격한 체온 변화 등 비정상적인 행동 패턴을 빠르게 감지·모니터링하는 데 5G 특화망을 써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미국에선 농기계 전문업체 존디어가 공장 두 곳에 5G 특화망을 구축했다. 논밭의 토질, 재배 품종에 맞춰 운용되는 AI 기반 자율주행 농기계 연구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용 스마트폰 나와야” 목소리 커져
5G 특화망을 활용해 계열사가 아니라 고객사 등에 서비스하는 사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기간통신사업자 허가를 받은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가 대표적 사례다. 이 회사는 5G 특화망을 활용해 이대목동병원에 AI를 이용한 수술 AR 가이드, 수술실 내외부 의사 간 실시간 비대면 협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SK네트웍스서비스는 5G 특화망과 로봇을 결합한 ‘물류 서비스’를 전북 익산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 경남 창원 로봇랜드재단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5G 특화망 전용 스마트폰, 태블릿 등이 없는 것은 숙제로 꼽힌다. 업계에선 ‘e심 서비스’ 본격화를 계기로 특화망에서도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업계의 의견을 담아 다음달 ‘5G 특화망 확산 로드맵’을 내놓는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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