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으로 되돌아간 주가에…삼성 총수 일가 11조 날렸다

입력 2022-09-13 09:19   수정 2022-09-13 09:3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 자산가치가 1년 사이 11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최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5만전자'의 늪에 빠진 삼성전자 주가의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1.63%) 등 국내 상장사의 지분 평가액은 11조6421억원에 이른다. 작년 같은 기간(2021년 9월 8일)의 지분 평가액이 14조7043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3조622억원(20.83%)이 증발한 셈이다. 이 부회장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보유 주식에 대한 삼성 일가의 지분 상속이 마무리된 작년 5월을 즈음해 국내 주식 보유 1위 자리에 올라섰다.

보유 종목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 지분 평가액이 2조165억원(27.13%) 줄어든 5조4162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물산과 삼성에스디에스는 각각 4913억원(11.11%), 3381억원(27.94%) 감소한 3조9301억원과 872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2130억원(13.65%) 줄어든 1조3467억원,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화재는 각각 1814억원(2.58%), 1584억원(15.79%) 감소한 6조8494억원, 8448억원으로 파악됐다.

국내 개인 주주랭킹 2위인 고 이 회장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의 보유 주식지분 평가액도 6조7322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10조7083억원) 금액에서 37.13% 증발한 것이다. 홍 전 관장은 삼성전자 지분 1.96%, 삼성물산 0.97%, 삼성에스디에스 0.004%를 보유 중이다.

주주랭킹 3, 4위이자 이재용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주식지분 평가액도 1년 사이 큰 폭 쪼그라들었다. 이 사장의 주식 가치는 1조7853억원(24.47%) 감소했고, 이 이사장은 1조9379억원(28.59%) 줄었다.

이들 총수 일가 4명의 주식 자산가치가 증발한 주된 요인은 '삼성전자 주가의 추락'이다. 증발한 주식가치 약 10조7615억원 가운데 삼성전자 주식가치 감소분만 8조2596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8일 5만5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9월 4일(5만5600원) 이후 2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삼성 총수일가가 작년부터 고 이 회장한테서 받은 유산 상속세 납부를 위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 매각에 나섰던 만큼, 주식수 감소로 인한 주식재산 감소분도 반영됐다"면서도 "총수일가의 주식가치 하락에 단연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주식가치 하락으로, 이들이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삼성전자가 꾸준히 우하향 그래프를 그린 점이 주효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는 좀처럼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종의 계절적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수요 약세로 출하량과 가격 낙폭이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급도 삼성전자의 편이 아니다. 특히 이달 들어 외국인의 '팔자' 기조가 거세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6거래일간 삼성전자 주식 1조34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기관도 2540억원어치 팔았지만 개인은 홀로 1조2736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런 가운데 주가 반등은 이르면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재 주가는 트레일링 주가순자산비율(PBR) 저점에 위치하기 때문에 하방 경직성이 강한 구간"이라면서도 "반도체 대형주의 추세적인 랠리는 이르면 내년 1분기 초, 실적 반등 시점은 내년 중반경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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