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재정수지 'GDP -3% 이내' 법에 못 박는다…세계잉여금 국채상환 비율도 상향 추진

입력 2022-09-13 15:45   수정 2022-09-13 16:43


정부가 2024년부터 연간 재정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안으로 제한하는 '재정준칙'을 법률에 명시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2020년(5.8%) 대비 절반 수준으로 재정적자 비율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기 급격히 불어난 국가채무 증가 속도를 그대로 방치하면 지속가능한 재정 운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정준칙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가 재정준칙을 만들어 법제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적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구체적인 적용 기준과 시행 시기를 확정해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우선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의 하한선을 -3%로 설정했다. 관리재정수지는 재정수입에서 재정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보장성기금의 흑자 요인까지 제거한 재정수지를 의미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올해 말 49.8%로 예상되는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60%를 초과하면 관리재정수지 비율 하한선을 -2%로 더 강화하는 방안도 재정준칙에 담기로 했다.

상황에 따라 재정지출이 꼭 필요할 때 재정준칙을 면제할 수 있는 예외조건도 마련됐다. 기재부는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대량실업·남북관계 변화 및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생길 경우 재정준칙 적용을 면제하기로 했다. 다만 예외사유가 소멸하면 이후 편성하는 본예산안부터 즉시 재정준칙을 적용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한 재정건전화계획 수립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기재부는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0년 10월에도 재정준칙을 내놓았지만 국회를 설득하지 못해 시행이 무산됐다. 당시엔 국가채무비율을 60%로 나눈 수치와 통합재정수지 비율을 -3%로 나눈 수치의 곱셈값이 1 이하로 두겠다는 내용이 담겨 산식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통합재정수지 비율을 기준으로 삼아 다소 느슨한 준칙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재정준칙과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재정준칙의 또 다른 차이점은 법률적 구속력이 있는지 여부다. 문재인 정부의 재정준칙은 수지 한도를 법률이 아닌 시행령에 규정하고 유예 기간을 3년이나 설정해 도입 의지가 약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구체적 수지 한도를 법률에 규정해 구속력을 확보하는 한편 법이 통과된 이후 가장 먼저 편성하게 될 2024년도 예산안부터 재정준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국가재정법을 개정해 전년도에 다 쓰지 못한 예산인 세계잉여금을 국가채무 상환에 보다 많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세계잉여금의 약 40%를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지급한 뒤 공적자금상환기금에 출연하고 남은 돈의 '30% 이상'을 국가채무를 갚는 데 써야 하는데, 앞으로는 '50% 이상'으로 기준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국회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확장적 재정 운용을 요구하고 있어 정부가 이날 내놓은 재정준칙 제정 및 세계잉여금 상환 확대 계획이 실제로 법제화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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