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일에는 대의명분이 있어야 억지로가 아닌, 진심인 사람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개인들 역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에 부합하는 일을 할 때 열정을 불타오르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대의명분 없이 무언가를 한다. 성적에 맞춰 선택한 학과에, 높은 연봉에 이끌려 들어간 회사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글로벌 트렌드라는 이유로 시작한 디지털 전환에 실패하는 이유다.
오늘날 많은 벤처기업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벤처캐피털(VC)업계는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스타트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한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이라고 부르며 신성시하기도 한다. 기준이 이렇다 보니 많은 벤처기업은 성장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실제 기업은 늘 적자라는 점이다. 지금의 성장세를 앞으로도 오랫동안 살아남을 기업이라는 증거로 삼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단지 체중을 늘리기 위해 먹는 것과 같다. 몸집을 키울 목적으로 무턱대고 먹다 보면 높은 콜레스테롤과 고혈압, 당뇨 등의 건강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 성장을 목적으로 삼으면 근시안적 사고에 사로잡히게 되고, 이는 신뢰와 협력이 사라지는 기업문화 형성으로 이어진다.
돈과 성장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돈을 많이 벌고, 성장을 지속해야 하는 것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자원을 더 많이 얻기 위해서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성장은 결과이지 목적이나 의미가 아니라는 의미다. 구성원들은 올바른 비전과 미션이 설정될 때 이를 이루기 위해 개인적 이익을 기꺼이 포기한다. 반면 돈이나 성장, 제품 자체에 초점을 맞추면 사익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희생을 강요하거나 일에서 아무런 의미를 찾지 않게 된다. 결국 성장은 고사하고 일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게 된다.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기일수록 무엇을 위해, 어떤 가치를 얻기 위함인지가 명확히 정의돼야 한다. 기업의 전략도, 정부의 정책도 마찬가지다. 성과를 얻고 싶다면 무엇을, 어떻게 보다 ‘왜’에 집중해야 한다.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