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도 반한 최상급 한우…롯데마트 반값 비결은

입력 2022-09-19 17:31   수정 2022-09-20 00:53

‘투뿔 넘버9.’ 최상급 한우를 일컫는 용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정한 한우 등급 체계 중 최상위인 ‘1++’ 중에서도 BMS(마블링 점수)가 최고(9점)인 한우다. 이번 추석 때 백화점 3사는 넘버9 상품을 250만원(6.4㎏, 안심 등심 살치 채끝 부챗살 포함)에 팔았다. 200g에 7만8125원인 셈이다.

이처럼 살 떨리는 초고가 한우 시장에 롯데마트가 당당하게 도전장을 냈다. ‘마블 나인’이라는 브랜드까지 붙여 추석을 앞두고 200g당 3만9900원에 내놨다. 롯데마트는 품질에 대해서 “국내 유통되는 최상급 한우 중 최고일 것”이라고 자부했다.

19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 회사가 최고급 한우를 백화점의 반값에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충북 증평군에 있는 ‘롯데 신선품질혁신센터’ 덕분이다. 연면적 4만3000㎡ 규모로, 2018년에 완공했다. 산지 수준의 신선한 농·축산물을 전국에 있는 롯데의 리테일 점포(마트, 슈퍼마켓, 세븐일레븐)에 바로 진열할 수 있도록 롯데쇼핑이 수백억원을 들여 완성한 시설이다.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홈플러스 등 경쟁사 중에 이만한 규모의 미트(축산물) 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곳은 없다. 신현호 신선품질혁신센터장은 “100g 단위의 소포장을 비롯해 대용량 상품까지 가공 품목 가짓수(SKU)가 800개에 달한다”며 “이곳에서 포장한 제품을 바로 점포에 진열하기 때문에 최상의 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가 백화점이나 취급할 법한 최상급 한우를 진열대에 올린 것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도 투뿔 넘버9을 선물 세트로 판매할 생각은 못 했다. 그만큼 물량을 대기가 쉽지 않아서다.

그런데도 롯데 ‘마블 나인’은 시쳇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마블 나인으로 구성한 프리미엄 한우 선물 세트는 사전 예약을 시작한 7월 21일부터 추석 당일(10일)까지 매출이 예상치를 50%가량 웃돌았다. 신 센터장은 “선물 세트로 약 1000마리분을 준비했는데 물량이 달려 1500마리를 가공했다”고 말했다.

롯데 신선센터의 또 다른 장점은 농협 4대 축산물 공판장(음성, 부천, 나주, 고령) 중 하나인 음성 공판장 바로 옆에 있다는 점이다. 신 센터장은 “롯데마트의 MD(상품기획자)들이 중매인 코드를 받아 직접 경매에 참여해 매일 신선한 지육을 골라낸다”며 “전국 롯데마트 점포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이를 가공해 도축한 뒤 매장 진열까지 빠르면 3일 만에 완료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마블 나인이 입소문을 타면서 롯데마트는 서울 청담동의 한우 오마카세(맡김 차림) 전문점 ‘우월’과의 협업 마케팅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7월 한 달만 하려고 했던 이벤트다.

마블 나인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합격점까지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평소에도 마트 등 롯데쇼핑의 점포를 남몰래 찾는 것으로 유명하다. 롯데 관계자는 “우월과의 콜라보를 더 알리기 위해 신 회장이 행사장에 등장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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