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에서 가장 중요한 양극재…"니켈 함량 90% 이상으로 높여라"

입력 2022-09-19 16:21   수정 2022-09-19 16:22

배터리는 소재의 특성에 따라 에너지 밀도, 수명, 출력 등 성능이 크게 바뀐다. 소재의 원가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배터리업계는 소재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SDI는 플랫폼 성능 확보 기능을 담당하는 연구소와 각 사업부 연구개발 조직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도 실리콘 음극재 등 소재 기술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구성 요소
리튬이온 배터리의 기본적인 4대 구성 요소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전해질)이다. 가장 중요한 소재는 양극재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재엔 전기를 만들어내는 리튬이 가득 차 있다. 양극재는 리튬과 금속 성분의 조합으로 구성됐다.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과 NCM(니켈 코발트 망간)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양극재는 배터리 4대 소재 중에서도 용량과 출력 등 주요 특성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다. 또한 배터리 원가의 40~50%를 차지하고 있어 원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소재이기도 하다.

배터리업계가 양극재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배경이다. 삼성SDI는 자회사 에스티엠, 합작사 에코프로이엠을 통해 국산 양극재 비중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소재 조립의 북미산 비중을 높이도록 강제한 만큼 국산 기술을 토대로 현지 제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에스티엠은 삼성SDI가 지분 100%를 소유한 양극재 제조 전문 회사다. 삼성SDI가 출자를 통한 투자 및 양극재 제조 라인 양도 등을 통해 주력하는 계열사다. 에코프로비엠과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에코프로이엠은 단일 양극재 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공급 능력과 생산성을 보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모회사인 LG화학과 소재 분야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배터리사들은 양극재 기술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SDI의 젠5 배터리에는 니켈 함량이 88% 이상인 NCA 양극이 사용되고 있다. 향후에는 니켈 함량을 90% 이상까지 극대화한 젠6 배터리도 선보일 예정이다.

알루미늄을 추가한 활물질인 NCA는 니켈 비중을 늘리면서 에너지 출력을 향상하는 방식이다. NCM에 망간이 아니라 알루미늄을 넣었다. 다만 NCA는 NCM보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난도 높은 소재다. 배터리업체들은 기존 양극재보다 용량과 안전성을 높여 대응하고 있다. 니켈 함량 88%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전동공구용 배터리에 이미 적용해 양산 능력을 검증했다. 니켈 함량을 91% 이상으로 높인 소재도 개발 중이다.

니켈 함량을 늘릴수록 배터리 용량은 커지고 가격은 낮출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다만 니켈 함량이 증가하면 양극의 구조가 불안정해져 배터리 특성이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막는 게 배터리업체들의 차별성으로 꼽힌다. 삼성SDI를 비롯한 배터리업체들은 알루미늄과 특수 코팅 기술을 더해 배터리의 열화를 최소화하며 용량과 안전성을 모두 개선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연구 강화
배터리 소재 경쟁력 강화와 함께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쏟아져 나올 폐배터리를 어떻게 재사용하느냐도 중요한 문제다. 소재 확보의 안정성과 제조 원가 절감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배터리업체들은 소재 연구개발 전문성 강화와 원료 수급 안정화를 위해 리사이클 연구 기능에도 집중하고 있다. 배터리 재사용과 관련해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곳 중 하나는 삼성SDI다. 이 회사는 최근 SDI 연구소 내에 ‘리사이클 연구랩’을 신설했다. 폐배터리 재활용률과 원자재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친환경 소재 회수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최근 상장한 국내 최대 폐배터리 재사용업체 성일하이텍의 지분도 소유 중이다. 향후 파트너사와의 기술 협력, 산학협력을 통한 리사이클 신기술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이미 천안과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스크랩을 회수하는 체계를 구축해 광물 재활용을 활성화하고 있다. 공장에서 발생하는 스크랩을 재활용 전문 업체가 수거한 뒤 공정을 통해 황산니켈, 황산코발트 같은 광물 원자재를 추출한다. 회수된 광물 원자재는 배터리 소재 파트너사로 전달해 삼성SDI에 공급되는 원부자재 제조 공정에 재투입한다. 향후 헝가리 말레이시아 등 해외 거점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협력을 통해 원자재 재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 개발 나선 삼성SDI…국내 이어 해외서도 원자재 재활용
전기차 사용 후 폐기된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제품의 배터리로 재사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전라남도가 주관하는 ‘EV·ESS 사용 후 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화 추진’ 사업에 참여했다. 신재생에너지 연계 ESS를 배터리 재사용 대상으로 검토하는 실증과제에도 뛰어들어 배터리 재사용 방안을 연구개발 중이다.
배터리로 이어지는 소재 경쟁력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삼성SDI는 매출 4조7408억원, 영업이익 429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젠5 등 고부가가치 배터리의 판매가 확대된 점을 꼽을 수 있다. 젠5는 1회 충전으로 600㎞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로 삼성SDI의 최신 소재 기술과 공법이 적용됐다. 에너지밀도는 20% 늘리면서도 원가는 20% 절감한 것이다.

젠5 배터리에는 니켈 함량이 88%인 하이니켈 NCA 양극재가 사용된다. 음극재에는 삼성SDI가 특허받은 독자기술인 SCN이 적용된다. SCN 기술은 실리콘 소재를 이용해 배터리 음극의 용량을 높인 것이다. 실리콘을 머리카락 두께의 수천분의 1 크기로 나노화한 후 이를 흑연과 혼합해 하나의 물질처럼 복합화했다. 이를 통해 기존 실리콘 소재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배터리 팽창(스웰링) 부작용도 해소했다.

이 외에도 젠5 배터리는 신공법을 통해 충전 속도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리튬이온 이동 구간을 직선화하고 내부 저항을 줄여 빠르게 양극과 음극을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20분 만에 배터리가 80% 수준까지 충전된다.

삼성SDI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4년 양산을 목표로 젠6 배터리도 개발하고 있다. 젠6 배터리는 양극에 니켈의 함량을 91%까지 높였다. 젠5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10% 이상 향상될 예정이다. 음극재와 공법 개선을 통해 급속충전 성능도 10분 만에 80%까지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다.
LFP 대신 코발트프리
최근 배터리업계에선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낮은 원가를 무기로 주행거리가 짧은 엔트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낮은 에너지 밀도로 수요 확대에 한계가 있지만 광물 가격이 올라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삼성SDI는 중국이 주도하는 LFP 배터리에 개발 역량을 투입하는 대신 다른 대안을 찾았다. 기존 삼원계 양극재 가운데 원가 부담이 큰 코발트를 제외하고 망간의 비중을 높이는 코발트프리 배터리로 눈길을 돌렸다. NMX 배터리로 불리는 코발트프리 배터리를 통해 삼원계 대비 낮은 원가, 양산 중인 프리미엄 모델 수준의 주행거리를 구현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LFP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박한신 기자/도움말=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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