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원아시아PEF 주고받기式 거래…'커머스 팔고 드라마 투자'

입력 2022-09-22 15:33  

이 기사는 09월 22일 15:3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와 싱가포르계 사모펀드(PEF)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원아시아)간 '주고받기'식 인수합병(M&A)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가 최근 자회사 그레이고의 경영권을 원아시아에 매각하면서 동시에 원아시아의 기존 투자회사였던 아크미디어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면서다. 카카오 측은 "두 거래는 별개의 건"이라 선을 그엇지만, 시장에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긴밀한 사전 협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는 커머스 자회사인 그레이고의 지분 30%를 원아시아가 설립한 PEF인 가젤제1호유한회사에 500억원에 넘기는 거래를 완료했다. 원아시아는 그레이고가 발행하는 500억원 규모 신주도 함께 인수한다. 이번 거래로 카카오엔터의 지분율은 기존 71.73%에서 30%대까지 줄고, 원아시아가 약 40%대 지분율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카카오엔터는 그레이고 거래와 동시에 원아시아가 별도의 PEF를 통해 보유 중이던 아크미디어에 약 2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아크미디어는 넷플릭스를 통해 유명세를 탄 사극 '연모'를 제작한 드라마 제작사다. 2020년 설립된 이야기사냥꾼이 전신이다. 원아시아는 지난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전환 등을 거쳐 이 회사 지분 50.47%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카카오와 원아시아 간 거래를 PEF업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양사간 사업 시너지에 따른 거래라는 평가와 함께 원아시아가 카카오엔터의 골칫거리였던 그레이고를 떠안는 대가로 보유 포트폴리오에 카카오를 우군으로 확보한 '주고받기'식 거래 아니냐는 관전평도 나온다.

그레이고는 2017년 카카오M의 자회사로 첫 출범했다. 이후 카카오M과 카카오페이지가 합병해 카카오엔터가 탄생하면서 지금의 지배구조로 굳혀졌다. 그레이고는 배우나 가수들이 큐레이터를 맡아 특정 의류나 화장품 브랜드와 제휴해 직접 상품 큐레이션을 하는 플랫폼이다. 카카오엔터는 배우 임수정 씨 등 당시 소속된 연예인들을 활용하면 해당 플랫폼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투자에 나섰다. 2020년엔 스타일리스트로 유명세를 탄 한혜연씨의 개인 회사인 메종드바하를 약 70억원에 인수해 사세를 넓히기도 했다.

하지만 창사 이후 매 년 적자를 기록하는 등 별다른 시너지를 보지 못하면서 카카오엔터의 골칫거리가 됐다. 지난해 매출은 51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131억원에 달했다. 카카오가 최근 전사적으로 국내 계열사 수를 줄이는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1순위 매물로 거론됐다. 카카오엔터는 의류커머스인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 등 내부 계열사로 해당 지분을 넘기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수차례 실패하기도 했다. 이를 원아시아 측이 시장에서 거론된 기업가치를 뛰어넘는 가격으로 인수하면서 업계에 이목이 쏠렸다.

PEF업계 일각에선 카카오 내 투자팀 핵심인력인 A 부사장과 원아시아 부대표로 재직중인 B 부대표간의 인연을 이번 거래의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두 인사는 원아시아가 카카오 내 스크린골프 서비스인 카카오VX에 1000억원을 투자하는 거래에서 합을 맞춰온 인물로도 꼽힌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원아시아도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함께 카카오에서 출회하는 투자건을 가장 먼저 배타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몇 안되는 PEF로 업계에서 유명세를 탄 곳"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측은 "그레이고 지분 매각과 아크미디어 투자건은 별개로 진행된 사안"이라며 "아크미디어는 탄탄한 작품 라인업을 갖춘 드라마 제작사로 이번 투자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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