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SaaS 大戰'…전문 스타트업들 "손잡아야 산다"

입력 2022-09-26 16:10   수정 2022-09-26 16:11

팬데믹을 기점으로 국내에도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함께 스마트워크가 확산하며 별도의 구축·설치 없이 인터넷 접속만 가능하면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업무용 SaaS가 보편화하는 추세다.


하지만 그만큼 SaaS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그렇다 보니 협업, 인적자원(HR), 전자결재, 재무관리 등 각 분야 버티컬(특화) SaaS 스타트업이 서로 서비스를 연동하거나 다른 업체를 인수하는 등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구글 등 빅테크와 한글과컴퓨터, 티맥스 등 기존 중견 소프트웨어(SW) 업체들도 국내 클라우드·SaaS 분야 스타트업과 손잡는 식으로 서비스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손잡는 SaaS 기업들
작년 하반기 세계 최대 SaaS 기업 세일즈포스가 협업툴 슬랙을 인수한 사례처럼 SaaS 업체 간 합종연횡이 국내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기업 재무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비즈니스온은 지난 2월 인력관리 SaaS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시프티와 전략적 인수합병(M&A)을 맺은 데 이어 7월 자회사 글로싸인을 흡수 합병했다. 그에 앞서 플랜잇(데이터 분석·시각화), 넛지(재무솔루션) 등을 잇달아 인수하기도 했다.

통합인력관리 솔루션 시프티는 채용 솔루션 그리팅(두들린)과 서비스를 연동한다. 시프티는 휴가 관리, 출퇴근 기록, 근태 정산을 비롯해 전자계약 및 전자서명, 급여명세서 발송 등 인력관리 전반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카카오, 쿠팡, 토스, 배달의민족 등 주요 빅테크 기업과 SK네트웍스, 미래에셋 등 15만 개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그리팅은 전체 채용 과정을 통합 지원하는 채용관리 플랫폼이다. 여러 채용 플랫폼에서 들어온 이력서를 한 번에 열람하고 각 기업의 특성에 맞는 채용사이트를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다. 시프티 관계자는 “시프티와 그리팅은 HR SaaS라는 분야에서 각각 인력관리와 채용관리라는 자기만의 뚜렷한 영역이 있다”며 “해외의 슬랙과 노션처럼 국내에도 각 분야 버티컬 스타트업 간 연동이 활발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HR테크 기업 원티드랩도 HR솔루션 ‘원티드스페이스’를 통해 SaaS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원티드스페이스는 근태관리, 전자결재, 조직관리 등 인사관리 전반에 필요한 기능을 제공한다. 원티드스페이스도 2월 글로벌 협업 플랫폼 업체 드롭박스와 기술 제휴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전자서명 서비스 헬로사인 등을 연동했다.
○빅테크, 중견기업도 러브콜
오피스SW의 중심축도 빠르게 SaaS로 옮겨가고 있다. 동시 접속을 지원해 협업 기능도 가능하고, 정기 구독 모델로 비용을 감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제는 단순한 웹버전 문서 툴 수준에서 나아가 다양한 기능이 붙은 협업 솔루션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구글 워크스페이스와 협력하는 국내 지식관리 솔루션 ‘타입드’도 이런 흐름에 가세했다. 구글은 국내 스타트업 타입드를 주력 파트너사로 선정했다. 타입드의 핵심 솔루션을 토대로 경쟁사 서비스인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365를 넘어서겠다는 취지다.

타입드는 문서 작성과 동시에 별도 애플리케이션 없이 그간 작성한 문서, 저장해둔 사이트 등을 한 번에 자료 조회할 수 있으며 웹에서 원하는 URL을 곧바로 타입드 라이브러리 안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간편하게 자료를 수집하는 기능도 포함된다. 최근까지 150여 개국에서 유료 고객사 500여 곳을 확보했다. 국내의 폴라리스오피스와도 웹 오피스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국내 대표 오피스 SW 기업인 한글과컴퓨터도 SaaS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작년 8월 NHN 자회사 두레이의 독점 영업권을 확보했다. 협업툴 두레이는 메신저, 화상회의, 메일, 캘린더, 드라이브를 비롯해 스마트워크에 필요한 서비스를 갖췄다. 두레이에 ‘한컴오피스 웹’을 적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취지다.

한컴은 이 외에 글로벌 SaaS 기업이자 한컴에서 지분인수 추진 중인 케이단모바일(KDAN)을 통해, 협업툴 ‘잔디’의 운영사인 ‘토스랩’에 15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르면 이달 말 한컴의 핵심 서비스인 한컴오피스를 클라우드 기반 SaaS로 개발한 구독형 서비스 ‘한컴독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는 이미 레드오션
해외에서는 이미 SaaS 시장이 치열한 격전지가 되고 있다. 2021년 글로벌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에 진입한 507곳 중 110여 곳이 SaaS 관련 기업이다. 작년 1월 퀄트릭스를 시작으로 1년 동안 총 27곳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등 SaaS 기업들의 자본시장 데뷔가 두드러졌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전 세계 협업 SW 시장은 2018년 87억9000만달러(약 12억1100만원) 규모에서 연평균 10% 이상 성장해 2028년 230억5000만달러(약31조7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7월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SaaS 시장이 이미 3조달러(약 4127조원) 규모를 형성했고, 2030년까지 10조달러(약 1경375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클라우드산업실태조사’(2020년)에 따르면 국내 SaaS 기업은 2017년 336개에서 지난해 561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매출도 2017년 5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조원대로 3년 새 두 배로 커졌다.

올해 초부터 공공부문의 민간 SaaS 도입을 늘리기 위한 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지난해 6월부터 ‘SaaS추진협의회’를 출범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기반 SaaS 생태계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회원사는 초창기 35곳에서 현재 105곳에 이른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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