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해외 부동산 투자를 위한 조언[이지스의 공간생각]

입력 2022-09-23 15:31  

이 기사는 09월 23일 15:3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00년 초 IT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2년 남유럽 재정 위기, 2021년 코로나 팬데믹. 여러 글로벌 위기에도 유효한 투자전략은 매번 존재해왔다. 대형 글로벌 펀드들이 눈부신 성과를 낸 연도를 살펴보면 오히려 글로벌 위기 도래 시점에 설정된 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낸 경우가 많았다.

부동산 시장은 스스로 회복하고 안정화를 찾아가려 노력하는 하나의 유기체와 비슷하다. 인구감소로 인한 임대수요 축소로 임대료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시장은 공급 축소라는 반작용으로 다시 균형을 찾는다. 과열된 시장을 경계하고, 저평가 시장에 눈을 돌리고 그 가운데서 기회를 모색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그러나 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면 진흙 속에서 진주를 발견할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된다.

연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의 해외투자 확대가 필수인 시대다. 전 세계 부동산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2~3%에 불과하다. 협소한 한국 부동산 시장의 단점은 해외로 눈을 돌려 극복할 수 있다. 해외 투자는 상황의 변화에 맞게 다양한 지역·섹터·전략 등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특히 한국 원화는 여전히 글로벌 위기 시 약세로 전환되는 마이너 통화이기 때문에 투자 자본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서는 지역적 분산투자(diversification)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이점들을 논외로 하더라도 한국 자본시장 규모와 성장 속도를 생각하면 한국 자본의 해외 부동산시장 비중 확대는 자연스러운 일로 보인다.

이 같은 해외 투자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가 될 것이다. 다만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필자는 투자 지역의 문화와 관습을 이해하는 것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한국 자본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2000년 이후 본격화됐다. 투자대상은 각국의 경제상황, 부동산 경기, 금리, 환헤지 비용 등에 맞춰 다양하게 변화해왔다. 지역별 특수성으로 인해 비교우위가 생기고 선호 투자대상도 바뀐다.

또한 이 과정에서 투자 집행을 위한 실사 절차(Due Diligence) 역시 투자 성패의 주요 결정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법률·세무 실사 외에도 해당 국가의 문화와 관습, 그리고 부동산 시장의 역사에 대한 검토와 이해가 중요한 요소임에도 간과된 측면이 있다. 부동산 관련 제도·법률 및 시장 구조 등은 각 국가의 오래된 역사와 사회·문화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녹아 있다.

예를 들어 서울의 아파트 시장의 경우 일반적인 상업용 부동산투자의 검토 방식인 캡레이트(자본화이율·Capitalization Rate) 기준을 적용하면 1~2% 수준으로 매우 낮다. 캡레이트가 낮다는 것은 투자금 대비 정기적으로 창출되는 수익이 낮다는 의미다. 하지만 서울의 아파트는 오랜 기간 많은 투자자의 최선호 투자 자산군 중 하나다.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려면 한국 주택시장의 특수성과 사회·문화·역사를 이해해야 한다. 즉 영어로 'Jeonse'라고 따로 표기할 만큼 한국만의 독특한 임대문화인 전세제도가 있다는 점, 또 한국인의 주택 '소유' 선호 사상을 알아야하는 것이다.

유사하게 미국의 임대주택(Multifamily/Single-family rental) 시장을 분석할 때는, 산업 발달에 따른 가족 구성의 변화 및 생애주기별 지역 이동에 따른 주택 '사용' 개념의 보편화 현상을 살펴봐야 한다. 미국은 과거 한 지역에서 태어나 교육, 결혼, 육아를 하던 생활 형태에서 산업 변화에 따라 다양한 지역으로 이주하는 형태로 전환됐다. 그 결과 주택을 소유하기보다 임대하는 것이 익숙하다. 이러한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요소는 정량화하기 힘든 부분이나 해외부동산 투자 시 간과되어서는 안 되는 중요 검토사항이다.

기술과 생활 양식의 급속한 변화를 살피는 일도 꼭 필요하다. 업무, 주거, 여가, 소비 등 트렌드가 함께 바뀌면서 전 세계 부동산 시장에도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 업무로 인한 사무 공간의 구조적 변화를 들 수 있다. 또 평균수명 연장으로 인한 라이프 사이클의 변화는 시니어하우징 시장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거래 시장의 발달로 물류시설의 수요는 커지고 있고, 인구 구성과 결혼 비율 변화로 소형 주택 등으로 선호하는 주택의 유형도 바뀌는 중이다.

과거의 투자 분석 방식과 관점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부동산 투자 시장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없다. 기술과 산업 발달, 소비행태 변화 등과 같은 직접적인 트렌드 변화뿐 아니라 여성·아동 인권에 대한 인식 변화, 경제적 약자에 대한 사회의 역할 확대, 역사·문화적 가치에 대한 관심 증대 등의 사회적 시각의 변화에도 눈을 떠야 한다. 우리와 다른 문화와 역사를 가진 국가에 대한 투자의 경우 대상 국가의 트렌드 변화를 더욱 민감히 살펴야 한다.

한편 글로벌 시장을 살피면 국내 투자에서도 좋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예컨대 미국에서는 전문 리츠(REITs)가 활성화될 정도로 대중화된 부동산 섹터인 셀프스토리지(창고대여시설)가 최근 국내 시장에도 등장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도 새로운 투자 상품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셀프스토리지 시장에 대한 선제적인 검토와 이해는 가치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 명확하다.

정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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